경기-진보진영, 이재정 교육감 재선 도전에 촉각 곤두
서울-현직 조희연에 이성대 도전장…보수 단일화 관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월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자신의 교육 에세이집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월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자신의 교육 에세이집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 보혁 대결…"현직 프리미엄"vs"단일화 반격"

15일 6·1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전의 막도 올랐다.

현직 교육감이라는 확실한 후보를 둔 진보진영이 현재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보수진영은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경선을 치르고 단일화를 이뤄 역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진보진영에서는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가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이다. '현직 프리미엄'이 크다. 조 교육감은 공식적으로 재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선거 출정식 성격이 짙은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력 다지기에 나선 바 있다.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도 진보진영 후보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전 지부장 역시 지난 8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 선거행보에 돌입했다.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교육정책을 설계했던 조영달 서울대 교수도 또 다른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감선거는 후보 단일화가 최대관건이다.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단일화에 성공한 조희연 후보는 과반 득표에 모자라는 지지(39%)를 받고도 당선됐다. 단일화를 거부해 각자 출마를 강행했던 보수진영 고승덕·문용린 후보의 득표율 합은 54%가 넘었다. 

현재 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가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전 지부장이 단일화 후보 등록을 마쳤고 조 교육감도 출마 시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는 앞으로 회원 3만명을 모집해 오는 4월28일 경선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여론조사(40%)와 현장투표(60%)를 반영해 단일화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수진영도 반격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난립하던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의 단일화에 성공하면서다. 지난 교육감선거 때 '후보 단일화 실패 학습효과'가 컸다.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 연대체인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이 이를 주도하기로 했다. 다음달 초까지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을 모으고 5월 전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1차예선(지원자 전원 참여)과 2차본선(최종 후보 2명 참여)을 거쳐 단일후보를 낸다는 계획이다.

물망에 오르는 후보는 많다. 현재로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황선혜 전 숙명여대 총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외에도 중량감 있는 인사로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지낸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서울시교육감 직무대행을 맡았던 이대영 무학여고 교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1호인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도 주요 후보로 꼽힌다.

최근에는 교육계뿐 아니라 대중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인사와 서울 사립대 전 총장 출신 인사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상단 시계방향 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배종수 서울대 명예교수,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송주명 한신대 교수,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 /뉴스1.
왼쪽 상단 시계방향 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배종수 서울대 명예교수,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송주명 한신대 교수,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 /뉴스1.

◇경기, 이재정 재도전·진보 단일화 관건

경기도교육감 선거 역시 관전 포인트는 이재정 현 교육감의 재선 도전 여부와 진보진영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다.    

당선 초기부터 각종 교육정책을 내놓으며 탄탄대로를 형성 중인 현 교육감의 향후 행보에 타 후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이 교육감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가운데 진보교육감 후보로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대 명예교수 등 5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보수진영에서는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 1명이 선거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당초 이달주 태안초교장이 후보반열에 올랐으나 공직사퇴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교육감 선거가 특정단체의 투쟁 장으로 변질됐다"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로써 보수진영은 자연스레 임 전 원장 독주체제가 됐다.    

따라서 이번 교육감 선거의 승패는 진보진영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20일을 전후해 재선도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출마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다만 이 교육감은 출마를 하더라도 특정 단체 주도의 단일화 협상테이블에는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같은 성향의 진보 후보들의 셈법 또한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현직인 이 교육감이 출마선언 후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 교육감을 뺀 나머지 진보진영 후보 가운데 선출된 단일화 후보와 이 교육감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이유에서다.    

한편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경기YMCA협의회 등 경기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2018 소통과 협력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경기교육혁신연대)는 앞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단일화에 참여할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정진후 전 원내대표, 송주명 한신대 교수 등 5명의 후보가 경선참여자로 등록했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내달 6일까지 회원인 선거인단을 모집한 뒤 16일부터 20일까지 선거인단 대상 모바일 및 ARS 투표 결과 등을 반영해 같은 달 23일 최종 단일후보자를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