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처음학교로 등 미참여 유치원 교사인건비 지원축소 통보
사립유치원 "남아 있을 교사 없어..사실상 유치원 운영하지 말라는 것"

교사 인건비 지원 제재 등 방침에 서울시교육청 항의방문에 나선 사립유치원 교직원들.
교사 인건비 지원 제재 등 방침에 서울시교육청 항의방문에 나선 사립유치원 교직원들.

서울시교육청이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 등에 대한 재정지원 축소 방침을 관할 사립유치원에 일방 통보했다.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은 교육청이 교사 인건비를 볼모로 민간 교육기관 압박에 나선 것이라며 교육청 항의방문에 나섰다.

12일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전날 일선 사립유치원에 '2019년도 사립유치원 재정지원 기준 변동 사항'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에는 재정지원 대상을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참여 ▲원비 인상률(1.4%) 준수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또는 도입 의향서 제출 등을 한 유치원으로 한정했다.

교육청이 공문에 열거한 재정지원 항목은 교원기본급보조 49만원, 담임수당 13만원, 장기근속수당 3만원, 학급당 학급운영비 15만원, 교재교구비 5만원, 단기대체강사비 회당 6만7000원 등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1일 관할 사립유치원에 보낸 재정지원 기준 관련 공문.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1일 관할 사립유치원에 보낸 재정지원 기준 관련 공문.

현행법상 처음학교로 등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율참여 사항이지만 교육청은 공문에 제시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유치원에게는 재정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따라서 공문대로 시행될 경우 재정지원 대상이 아닌 유치원에 종사하는 교사는 최대 65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사립유치원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오후 교육청 항의방문에 나선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교사들은 처음학교로와 에듀파인 참여에 대한 결정권한이 없는데도 월급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교육청이 교사 직접지원 예산으로 유치원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병지 한유총 서울지회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교육청 입장은 원장에게 지원되는 인건비 삭감만 거론됐고, 이를 감수하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교사 인건비까지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교육청에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청 방침대로라면 유치원에 남아 있을 교사는 없다. 유치원 운영자와 교사 간 분열을 유발하고, 이를 이용해 개인 설립 유치원을 쥐락펴락할 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유치원 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뭐냐"고 꼬집었다.

서울지회 관계자 등 10여명은 현재 유아교육과장실에서 담당 공무원과 면담을 요구 중인 상태며 유치원 교사 50여명도 청사 복도에서 인건비 제재 방침 철회를 촉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금강산에서 12~13일 양일간 열리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참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