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영아의 부모가 아이돌보미의 학대 영상을 공개하면서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유투브 캡처)
14개월 영아의 부모가 아이돌보미의 학대 영상을 공개하면서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유투브 캡처)

14개월 된 영아를 3개월 동안 학대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아이돌보미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학대인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아이돌보미의 범행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아이돌보미 김모씨(58·여)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전날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범행의 죄질이 무겁다"면서 "빠르면 오늘 오후, 늦어도 내일 오전 중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동안 아이돌보미로 일하면서 아기에게 따귀와 딱밤을 때리고, 우는 아기의 입에 밥을 밀어 넣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김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CTV가 설치된 것을 알면서도 이같은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행동이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CCTV로 자신의 모습을 보니 심했다는 것을 알겠다면서 아기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의 학대 사실은 한 맞벌이 부부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정부아이돌봄서비스 아이돌보미 영유아 폭행 강력 처벌 및 재발방지방안 수립을 부탁합니다.(14개월 아기가 아이돌보미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올려 알려졌다.

피해 부모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 중인 맞벌이 부부"라면서 "정부에서 소개해주는 돌보미 선생님이기에 믿고 이용했다. 하지만 14개월된 아이를 3개월 동안 학대하고 있음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CCTV를 통해 아이돌보미가 아이의 따귀와 딱밤을 때리고 아파서 울면 우는 입에 밥을 밀어 넣었다. 또한 밥 먹다 아기가 재채기를 하면 밥풀이 튀었다는 이유로 아이를 때리고 소리 지르며 꼬집기도 했다. 더불어 아기가 자는 방에서 뒤통수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는 등 갖가지 폭언과 폭행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피해 부모는 "아이돌보미는 부부와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하고 이번 일로 자신이 해고를 당해 6년의 노고가 물거품이 됐다고 한다. 아이를 학대한 사람이 6년이나 아이돌보미를 했다는 게 너무 무섭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현재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넘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