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24명 세월호 침몰현장 찾아 헌화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스1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16일 오전 10시쯤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오열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단원고 가족협의회 소속 학부모 24명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진도 서망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출발 오전 10시10쯤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사고 해역은 참사 당시와는 다르게 잔잔한 물결로 가족들을 맞이했다. 침몰 현장에는 세월호 참사를 알려주는 부표만 놓여있었다.

부표는 '세월호'라는 명칭이 적혀 있었지만 세월의 흔적 때문인지 '호' 글자 부분은 지워져 있었다.

한 가족은 아이들 4명의 이름을 외치면서 "잘 있느냐"며 "아빠는 잘 있다. 나중에 너희 만나러 꼭 갈게"라고 외쳤다.

또다른 학부모는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학부모들은 2014년 4월16일의 아픔을 품고 있는 사고해역에서 아이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오전 10시10분쯤 학부모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국화를 바다로 던졌다.

한 학부모가 "아이들한테 인사합시다"고 하자 배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던져진 국화가 떠 있는 바다를 10분여 정도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침통한 표정과 함께 눈에 눈물을 한가득 머금고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를 바라봤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들 엄마가 왔다"고 외치거나 "미안하다 아들"이라고 목놓아 울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온 관계자들도 유가족들의 모습에 눈물만 연신 훔쳤다.

사고 바다해역을 떠나자 한 아이의 아버지는 "딸 잘 있어. 아빠 갈게. 내년에 또 보자"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사고해역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눈물을 참으며 사고 해역에 손을 흔들면서 아이들을 떠나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