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 연구'..가해자 절반 이상이 부모

회초리체험 자료사진. /뉴스1
회초리체험 자료사진. /뉴스1

우리나라 아동 10명중 6명꼴로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피해 아동 대부분이 학대를 훈육에 필요한 것으로 여기거나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 연구'(류정희 등)에 따르면, 만 9∼18세 미만 1515명을 상대로 학대 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7.4%가 부모 등으로부터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인 신체적 피해 사례로는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린 경우는 20.9%, 손바닥으로 손, 팔, 다리 등을 때린 경우가 19.9%를 차지했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린 경우도 11.7%나 됐다. 막대기, 빗자루, 지팡이 또는 벨트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엉덩이를 때린 적이 있다는 응답도 9.5%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피해 유형으로는 정서학대가 53.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신체학대 29.9%, 방임 6.3% 순이었다.

아동의 학대 주요 행위자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모두 1순위로 '모'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부'라는 응답은 2순위 였다.

세부적으로는 신체학대 경험 아동의 1순위 가해자는 '모'가 45.0%였으며 2순위는 '부'(21.7%)였다. 정서학대는 '모'가 61.2%, 부는 26.8%였다.

다만 신체학대 피해를 경험한 학생 2명 중 1명 가까이는 신체학대가 자신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 신체학대 피해를 경험한 아동을 대상으로 본인의 경험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질문한 결과 '전혀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았다'라는 응답이 46.6%로 가장 높았다. '약간 나쁜 영향'이라는 응답이 41.4%로 다수의 피해 아동이 본인의 경험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신체학대 피해 경험이 '나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필요한 일이라는(매우 그렇다+그런 편이다) 응답이 전체 피해 아동의 80.8%였다.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그렇지 않은 편+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전체 피해 아동의 20.2%에 그쳤다.

또한 전체 아동들을 대상으로 '평소 다른 친구들에 비해 이와 같은 경험(신체학대 피해 경험)을 많이 겪는지' 질문한 결과 '거의 비슷하다'는 응답이 50.0%, '많이 겪는다'(조금 많음+훨씬 많음)는 응답이 2.4%, '적게 겪는다'(훨씬 적음+조금 적음)는 응답이 47.7%를 차지했다.

아동들은 대부분의 아동들이 다른 친구들보다 적거나 비슷하게 학대를 경험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