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학교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예고대로 3일 총파업에 나섰다. 이로써 전국 3800여 학교(교육부 추산)의 급식이 차질을 빚게 됐다.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목적이라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 등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여성노동조합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오는 5일까지 사흘간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에 동참했다.

이들은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 지급 시 정규직과 차별해소를 요구하는 한편 문재인정부 임기 내 학교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교육당국은 전날 학비연대와 6시간에 이르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본급이나 각종 수당 등 근로조건과 관련해 입장차가 컸던 것.

이에 학비연대는 예정대로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학비연대는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9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학비연대는 이번 파업에 대해 "100개가 넘는 직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에 필요한 소중한 노동을 하고 있다"며 "심각한 비정규직 차별과 고용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정당한 파업투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학부모들은 당장 아이들이 먹을 '밥'을 걱정했다.

한 학부모는 "급식이 불가해 빵 등 대체식단으로 운영한다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며 "현장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과 참여의 부재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날씨도 더운데 많은 애먼 아이들만 피해를 입게됐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돌봄교실도 선생님들이 안 계셔서 축소한다고 학교에서 공문을 받았다"며 "원치 않는 합반 등을 해야하는데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특수학교로 중증장애아가 많다"며 "건강한 아이들도 아닌데 이런 곳까지 파업을 해 대체급식을 먹이게 된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힘없는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게 옳은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볼모로 해서 결국에 이겨서 원하는 걸 성취한다고 해도 그게 정당화될지 잘 모르겠다", "아이들의 끼니 갖고 파업을 한다는 게 어른들의 이기심 같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비정규직 파업의 영향으로 이날 대체 급식이나 단축수업 등을 진행하는 학교는 전국 3857곳으로 집계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 등을 활용해 최대한 공백을 막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