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안건조정위 회부 이후 진전 없어
한국당 "총선용 의구심..내녀부터 전학년 대상 해야"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국회 교육위원회. /뉴스1

고등학교의 2학기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고교무상교육'의 근거를 담고 있는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단계적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인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인 국회 교육위원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근거를 담고 있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무상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재원확보 내용이 담긴 법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올 2학기부터 고교무상교육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해 지난 6월26일 관련 법안들을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했다. 여기에는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일부 야당도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쟁점 사안에 대한 논의가 전체회의에 올라오기 전에 법안소위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당은 여기에 내년부터 유권자가 되는 고3부터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총선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무상교육을 실시하자는 역제안을 내놓았다.

교육위 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전체회의 당시 "왜 시작하면 (고등학교) 3학년 전체나 1·2·3학년 전체를 다 하지, 3학년 2학기부터 하느냐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것이다. 진정으로 발목 잡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교무상교육 법안은 이견 조정이 필요한 안건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는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됐지만, 안건조정위에서도 여야는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고교무상교육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발목 잡혀 있는 상황이지만, 고3 학생들의 무상교육은 오는 2학기부터 문제없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조례로 시·도교육청 재량으로 무상교육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시·도교육청 차원의 추경 편성도 마무리된 상태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국회에서의 고교무상교육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내년도 무상교육 시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말쯤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의 2020년도 예산안에 고교무상교육 예산이 담겨야 하지만, 국회 통과가 늦어진다면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교육위는 이르면 다음 주쯤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가질 계획이지만, 여야가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