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포럼 현진권 대표 칼럼

자유경제포럼 현진권 대표.
자유경제포럼 현진권 대표.

정부는 '유치원 3법'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이제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과 제도는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유치원 3법에 깔려있는 사상은 민간교육을 불신하고, 공교 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민간은 항상 탐욕스러워서 이윤만 밝히므로, 정부가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유치원 교육에는 이윤이란 경제논리가 철저하게 작 동하지 않게 해야 정의롭다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유치원 3법의 기본사상은 사회주의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민간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 수요자가 필요하고,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하는 재화 혹은 서비스가 있으면 공급자는 반드시 이를 생산해서 공급한다.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는 공급자는 이윤이란 훈장을 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민간시장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때로는 의료, 교육, 문화 등과 같이 수요자들이 돈이 없어도, 일정수준 소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는다. 이때 정부가 수요자에게 소득을 보조하는 정부 돈을 '지원금'이라고 한다. 의사도 지원금을 받고, 유치원 원장도 지원금을 받는다. 

그러나 지원금은 비록 정부에서 나왔지만, 유치원 입장에선 학부모로 부터 받은 서비스의 대가다. 그래서 그 돈을 어디에 쓰든지 자유롭다. 병원 원장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유치원 원장이 지원금으로 명품백과 성인용품을 구매했다고 부각시켰다. 이는 애당초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이었다. 마치 병원장이 환자를 치료해서 받은 지원금으로 골프 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과 같은 논리다. 

문 정부의 교육에 대한 기본철학은 정부에 서 교육을 전담하고, 민간이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초중고 교육은 이미 공교육 화 되어 있다. 명목적으로 사립학교는 있지만, 실제로 정부 규제를 받으므로 실제로는 정부가 교육방향을 결정한다. 

유치원 교육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민간 교 육기관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규제 하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래서 유치원 교육의 정부화는 문정부 출범 때부터 이미 기획되었다고 봐야 한다. 

한국의 유치원 교육은 태생 때부터 민간이 주축이 되어 발전된 모형이다. 현재도 유아 수 기준으로 전체의 75% 정도가 민간 유치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두고서 갑자기 유치원 교육을 공교육화로 바꿀 수 없다.

갑작스런 정부정책의 변화는 여론의 대폭적인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전략이 민간 유치원 원장의 도덕성 에 흠집을 내는 것이다. 

정부는 한두 명의 원장이 정부 지원금으로 명품백과 성인용품을 샀다는 사실을 전체 유치원 원장들의 보편적인 행동인 양 증폭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30여년 동안 지탱해온 민간중심의 유치원 교육을 뒤집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고, 정부입장에선 신의 한수였다. 

그렇게 유치원 교육의 판은 뒤집어졌다. 지금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유아교육을 담당해 온 민간 원장들은 하루아침에 부도덕한 집단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문 정부는 모든 영역을 정부화하는 것이 정의롭고 선한 정책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유치원 교육뿐 아니라, 어린이집, 각종 사회 서비스에 대해서 민간시장에서 정부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유치원 정책의 변화는 유치원 하나만의 정책변화가 아니고, 문 정부가 민간시장을 정부화로 바꾸려는 거대한 기획 속의 조그마한 한 분야일 뿐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민간이 경쟁하고 이윤을 추구하면서 운영하는 교육이 정부산 교육보다 다양하고, 수요자인 학부모를 만족시킨다. 이는 유치원 교육뿐 아니라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이 경쟁하면서 정책을 운영한 결과, 증명된 역사적 진실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은 획일화 될 수밖에 없으며, 소비자인 학부모를 절대 만족시킬 수 없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이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현대에서, 정부산 유치원 교육으로는 절대 창의적인 인재가 나올 수 없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지금까지 민간 유치 원은 자유경쟁 구조 속에서 잘 운영했지만, 정작 자유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공짜로 자유를 누리기만 했다. 열심히 유치원생을 교육하는 것이 애국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정치적 전환기를 맞아서 자유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역사적 진실은 정부가 아무리 압력을 강화해도, 결국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조리한 정책은 얼마가지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