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자발적 놀이' 체계적 지원이 핵심

교사가 '먼저 의도하고 계획하지 말라' 해석
교수자료 없어 자칫 '방임 놀이교육' 우려도

올해 3월부터 유치원 현장에 적용될 2019 개정 누리과정의 특징은 유아 스스로의 놀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신체와 인성 발달을 위한 다양한 교육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유아의 능력을 놀이와 관련해 설명하면서 그동안 일반적으로 조직·운영됐던 교육과정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기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놀이를 중시하는 개정 누리과정은 유아의 배움과 능력에 대해 ▲유아는 놀이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유아는 경험을 바탕으로 놀이하는 힘을 키우며 더욱 유능해 진다 ▲유아는 놀이에서 세상과 소통하려는 능력과 주도성을 배운다 ▲유아는 놀이하면서 스스로의 방식을 배운다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개정 누리과정 교육을 통해 유아를 ▲건강한 사람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감성이 풍부한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개정 누리과정은 놀이하는 유아의 능력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유아는 자신을 개발하고 주변과 소통하며 세상을 배워 나간다고 말하고 있다. 

교육부의 개정 누리과정 이해자료.
교육부의 개정 누리과정 이해자료.

◇ 논란은 '먼저 계획하지 말라'는 것 

유아들에게 놀이를 통한 교육이 중요하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유치원이나 교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되는 것은, 교사가 교육을 위해 무엇인가를 먼저 의도하거나 계획하지 말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유아의 놀이를 관찰하고 이해를 기반으로 유아놀이를 지원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과거 교육과정에서 유치원 교사에게 요구됐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으로 이해된다. 

과거 교사에게는 유아의 연령, 주변 환경, 흥미 등을 고려해 체계적이며 구체화된 계획 및 준비된 환경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교사의 의도나, 계획은 무의미하다고 보면서 유아 스스로의 놀이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지원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정 누리과정이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개정안이 탄생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아야 설명될 수 있다. 

과거 누리과정은 초임교사와 저경력 교사를 배려하기 위해 구체적이며 디테일한 교사 지침서를 제공했다. 

이에 교사들이 각 교육기관의 특성이나 지역 환경, 유아의 흥미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교육과정을 조직하지 않고 그대로 모방하면서 유아교육과정이 지니고 있는 탄력성이나 유연성을 상당히 침해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 구체적 교수자료 없어 혼란 우려, 대책 필요

과거 누리과정이 그러한 평가를 받는 것도 과하지는 않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다르게 해석하면 특히 초임교사나 경력이 얼마 없는 교사 입장에서는 그 당시 제공된 누리과정 지침서와 CD자료 등이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선 유치원 교육현장에서는 개정 누리과정이 교사 지침서나 교수자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많은 혼란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연수에 참석했던 교사들에게서 나오는 우려 섞인 소리도 그렇다. 그동안 유치원 교육과정은 앞에서 언급했듯 4개의 구성요소인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수-학습 방법, 평가 등을 포함해 조직하고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개정 누리과정은 교사로 하여금 의도도, 계획도 하지 말며 그저 유아의 놀이를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는데 집중하라는 설명으로 보인다. 유치원 입장에서는 참으로 모호하며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개정 누리과정으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교육현장에 안정적으로 실행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지속적인 교사연수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현장 사례 및 실천방안 등을 다양하게 개발해 초임교사와 경력이 낮은 교사들도 어렵지 않게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