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운영하는 국공립도 세금 먹는 '공룡' 
국공립 반 값에 가르치는 민간의 사립유치원

<사립유치원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 첫 번째 이야기>

김정호 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가 밝힌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학비. 
김정호 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가 밝힌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학비. 

흔히 영어유치원 원비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한다. 한 달 원비가 100~150만원이면 일반 서민은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다. 

그러나 공무원이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 원비도 100만원 대에 이른다는 것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다. 국공립유치원 원아 1인당 계산할 때 국민 세금으로 갖다 쓰는 교육경비다. 그동안 공짜로만 알았던 공립유치원 원비 또한 알고 보면 영어유치원 뺨치는 수준인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사립유치원 사태를 겪으면서도 주요 언론은 실제 국공립유치원이 국민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돈 들여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철저하게 가렸다.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정부 기관 공무원들이 꽁꽁 감추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반면,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 원비 평균은 53만원 정도다. 정부가 사립유치원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누리과정지원금(유아교육경비)과 학부모부담금을 합친 금액이 그렇다. 

올해 들어 누리과정비가 2만원 올랐으니, 55만원 정도 된다. 그래도 여전히 공무원이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 반값 정도다. 

그동안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에 대해 몰랐던 사실. 우리 민간이 국공립유치원 반값에 아이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어깨에 짊어진 부담을 나눠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립유치원은 교육서비스가 훨씬 더 잘 돼있다는 평가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곳이 민간이 설립한 유아교육현장이다. 

운영시간이 짧아 맞벌이 학부모는 엄두도 못내는 곳이 국공립유치원이라면, 대부분 사립유치원은 저녁시간 학부모들이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대부분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거의 모든 사립유치원은 학부모와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 재정부담과 운영노력을 감수하면서도 통학차량을 운영한다. 차가 없는 학부모도 편하게 아이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사립유치원이다. 

아이들 상담을 할 때에도 공무원 퇴근 시간에 맞춰 오라 가라 눈치를 봐야 하는 국공립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어느 때나 학부모가 원할 때 상담을 할 수 있다. 방학기간도 1개월씩 하는 국공립보다 훨씬 짧아 학부모의 양육부담도 덜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내용도 국공립보다는 더욱 활동적이고 다양해서 아이들이 즐겁다는 평이다. 

민간의 개인이 모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아이와 학부모 위주로 경영을 해야 하는 사립유치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 반값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학부모와 아이들이 더 만족하는 곳.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다. 

현 정부 들어 편집되고 왜곡된 시선으로 사립유치원이 비난받고 있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민간에 비해 방만하고 공무원 편의주의로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유치원은 어떤가. 

 

국공립유치원 1인당 교육경비는 ‘114만원’
사립유치원 평균 원비는 그 반값 ‘55만원’ 

김정호 박사의 2018년 발표 논문 중 내용 일부. ​
김정호 박사의 2018년 발표 논문 중 내용 일부. ​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국가 공무원이 운영하는 유치원 절반 비용에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동안 정부가 애써 감추고 싶었던 진실이다.

사립유치원 원아 1인당 학비가 실제로는 세금으로 투입하는 국공립유치원 원아 1인당 학비(교육경비) 절반 수준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유치원 설립비용을 운영자 개인이 전부 부담한다.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국공립은 사립보다 채용하는 공무원 직원 수가 훨씬 많다.  

사립유치원이 국공립보다 훨씬 저렴한 학비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이유다.  

김정호 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경제학·법학 박사, 김정호경제TV 대표)가 201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치원 원아 1인당 학비(교육비용)는 국공립유치원(단설) 114만원(세금으로 충당), 사립유치원 53만원(바우처+학부모 부담)으로 나타났다(전체 유치원 원아 68만 명으로 계산, 2017년 4월 정부 통계는 69만4931명). 2016년 기준 통계지만, 지금도 그와 별반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국공립 114만원의 근거는 원아 1인당 경상경비 97만~98만원(정부기관 발표)+학부모 부담 1만~2만원+시설 자본비용 15만원이다. 

사립유치원 53만원 근거는 정부가 학부모에게 지급한 바우처(아이행복카드) 29만원(종일반 기준)+학부모 부담 24만원이다. 올해 학부모 지원 누리과정비가 2만원 인상된 것은 참고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사립유치원 원비는 원아 1인당 5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국공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경상경비가 큰 이유는 민간 사립에 비해 채용 인력이 많고 시설을 짓는데 투입되는 비용도 크기 때문이다.   

원아 수 대비 운영 인원 수를 비교하면 국공립은 행정과 청소 등 시설관리 인력을 포함해 사립에 비해 2.5배 정도의 운영 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김 전 교수의 설명이다.

대다수 학부모가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짜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국공립유치원은 공짜가 아니다. 

사실상 영어유치원 못지않은 고액 원비를 세금으로 쓰는 국공립유치원이지만 교육서비스는 사립에 비한다면 아이와 학부모 보다는 공무원 편의주의로 운영된다. 

국공립보다 돈은 훨씬 덜 쓰지만 학부모와 아이들이 더 만족하는 곳, 바로 민간이 설립한 유치원이다.

유치원생 10명 중 7명은 여전히 국공립이 아니라 사립유치원에 다닌다.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막대한 책임과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곳도 정부 기관 공무원이 아니라 여전히 민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