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누리과정 맞물려 주목받는 곳
서울 동대문구 새소리유치원 이현란 원장

'제대로된 놀이교육'에 힘쓰는 민간의 유치원

새소리유치원 '놀이교육'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배우는 곳. 학부모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동생에게 '강추'하는 유치원이기도 하다. 이곳은 올해 정부가 개정누리과정을 시행하며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새소리유치원 놀이교육의 방향과 목표는 무엇일까. 이현란 원장을 만났다.    

새소리유치원 이현란 원장.
새소리유치원 이현란 원장.

Q. 놀이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34년 전 유치원을 처음 운영했을 때부터 놀이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처음에는 막막했다. 이제 30년이 지나니까 유아를 위한 진정한 놀이교육이 무엇인지 명료해졌다. 그렇게 어렵다.  

우선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들이 하루 노는 것은 충분히 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유치원을 3년을 다녀야 한다. 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니는 3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맨날 똑같지 않게 다양한 놀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원장의 역할이다. 

놀이 환경이 왜 중요하냐면, 놀이교육의 첫 번째 목표가 우선 '관계맺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학습지를 나눠주면 아이들이 또래들과 관계를 맺기 어렵다. 혼자 학습지를 풀며 맞고 틀리다는 정답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놀이를 하고 있으면 친구들이 한명, 두명 모이게 된다. 세명, 네명이 되고 아이들은 놀이를 하며 관계를 맺게 된다. 교구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를 맺는다. 아이들이 살면서 배워야 하는 것을 놀이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다. 

나만 많이 놀겠다고, 나만 저걸 다 갖겠다고 하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운다. 공유라는 개념이 생기고 기다림도 배운다. 그런데 똑같은 학습지 교구를 한 장씩 똑같이 나눠주면 그러한 것을 배울 수 없다. 유년기에 배워야 할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것이다. 

Q. 유아들에게 놀이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는.

놀이의 가장 큰 목표는 '관계맺기'를 통한 '치유'다. 성장도 목표가 되겠지만 유치원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치유'다.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아이를 도울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진정성 있는 놀이다. 놀이 밖에는 답이 없다.

예를 들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행동이 어수선하고 때론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가 있더라도, 놀이를 꾸준히 하면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면 아이는 달라진다. 새소리유치원의 놀이교육은 모두가 그러한 방향이다. 극놀이도 치유고, 노래도 치유다. 미술도  치유다. 

극놀이를 할 때면 동화책에 나와 있는 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 니가 만약 동화속 늑대라면 어떻게 행동하겠니? 빨간모자라면 어떤 마음이고 어떻게 말하겠니? 물어본다. 그러면 아이들은 동화속 주인공이 돼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히 표현한다.

그러면 저 아이는 엄마한테 화가 났고, 다른 아이는 친구들과 놀면서 뭐가 서운했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은 그 시간을 통해 그러한 감정을 밖으로 내보낸다. 음악도 마찬가지고 미술도 마찬가지다. 치유하는 시간이다. 

놀이라는 것이 처음엔 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또래들과 관계를 맺으며 놀이활동을 계속 깊이 있게 하게 되면, 처음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고, 면이 결국에는 입체가 된다. 놀이의 완성이고, 아이는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체계적인 '놀이'는 그냥 단순히 혼자 노는 것과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