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 인터뷰...금란유치원 김재남 원장

부산진구 금란유치원은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자랑인 ‘종일돌봄’ 유치원 교육이 탄생한 곳이다. 민간의 사립유치원은 맞벌이 부모에게는 안심하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후원자다.

금란유치원 김재남 원장은 그 개념조차 생소했던 방과후 돌봄을 유치원 시작 때부터 구상했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이다. 유치원 종일돌봄의 선구자 김재남 원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금란유치원 김재남 원장.
금란유치원 김재남 원장.

Q. 종일돌봄 유치원 교육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지금은 교대로 바뀌었지만 부산사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다. 그 기간이 중고등학교에서 17년 정도 된다. 동기들보다는 짧다. 동기들은 나중에 교장도 되고 지금은 퇴직했다. 나는 중간에 일을 쉬었다. 이유가 결혼 몇 년 전 일을 시작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넷을 낳았다. 모두 다 아들이다(웃음).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병행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나이 51살이 돼서 유치원 운영을 시작했다. 그래서 일을 하는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종일 아이들을 돌보는 유치원을 생각했다.

우리 유치원이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도 많고 학부모들이 많이 환영했다. 지금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당시에는 엄두도 못 내던 시기였다. 지금도 종일반은 우리 유치원에서는 모범적으로 한다는 평이다. 

Q. 금란유치원의 교육 목표는 무엇인가.

유치원 교육과정이 그동안 많이 변했다. 그러나 본질은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올바른 인성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우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잘 성장해야 하니까.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도 집에서 먹었던 밥에서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아마 우리 유치원 엄마들은 아이들 아침밥 잘 챙기라는 소리가 귀에 못이 박혔을 것이다.(웃음)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인성이 바른 아이를 키우는 것도 유치원의 큰 책무다. 유아기에 가장 필요한 한 때의 교육이다.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아교육이다. 

금란유치원은 이 두 가지를 가장 신경 쓴다. 이것으로부터 출발해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아이를 심신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세부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은 유치원의 역량이다.  

Q. 유치원을 30년 경영하셨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상당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보이시는데. 

국공립유치원은 원비 부담이 없다. 학부모들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정성껏 보살핀다는 믿음, 학부모들은 그런 기대를 갖는다. 그리고 실제 대부분 사립유치원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돌본다. 

종일반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 아니고서는 여간해서는 그러한 환경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사립유치원 장점은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돌본다는 것이다. 우리 교사들한테도 내 새끼보다 더 정성을 들여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이 가진 마음이고 장점이다. 

2년 전 사립유치원 사태가 터지고 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억울해서 밤잠을 설치고 운전하다 집중력이 흐트러져 사고가 날 정도로 속이 상했다. 대부분 사립유치원의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립유치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지, 국공립유치원 교사 학부모에 대한 지원과 사립유치원 교사 학부모에 대한 지원 차별은 어떤지, 모두 다 똑같은 국민이지만 국가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나중에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금란유치원 김재남 원장은?]

2006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을 지냈다. 직전에는 2년 임기 부산시연합회 회장을 2회 연임했다. 

공사립 중등학교 교편을 잡았던 김 이사장은 사립유치원 교원 처우 개선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초중등학교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교원 처우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부 지원에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립유치원과 공립유치원 교원과의 처우는 차별이 심각하다. 

학교법인으로 운영되는 사립초중등학교와는 달리 민간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설립자가 유치원 설립비용을 자산으로 부담하는 특이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차별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김 원장이 한유총 이사장에 취임했을 때만해도 사립유치원 교원 급여는 국공립유치원 교원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부산시연합회장 시절부터 입법기관과 행정기관에 사립유치원 교원 처우 불평등을 호소하며, 담임수당(월 11만원)과 교직수당(월 17만원) 지원을 이끌어 냈다.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 교원과의 처우 불평등이 비로소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다. 

현재 사립유치원 교원은 담임수당과 교직수당을 합해 월 65만 원 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국공립유치원 교원 처우와 비교해볼 때 아직 모자라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의 또 다른 발자취. 부산시연합회장 때부터 국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지원과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지원의 차별 철폐와 형평성을 요구했다.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하는 국공립유치원 원아 1인당 원비는 50만 원이 넘는다(국공립유치원 세출예산. 인건비 제외). 그러나 당시까지 사립유치원 학부모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무 했던 상황. 

한유총 이사장 시절 김 원장은 정부가 누리과정비 명목으로 사립유치원 학부모에도 현재 월 최대 30만 원(종일반 기준)의 교육경비를 지원하는 출발점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