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을 사립답게 두는 것이 유아교육 경쟁력" 
"사립을 사립답게 두는 것이 유아교육 경쟁력" 
  • 홍인기
  • 승인 2020.09.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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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동렬 이사장 

학부모와 소통하는 교육의 유연함과 자율성이 사립 경쟁력
그러나 사립유치원 운영 자율성에 대한 정부 통제 간섭 심화

이대로 가다간 민간의 유아교육 생존할 수 있을지 불투명
우리 사립유치원 교육시스템 세계 최고 수준 지켜 나가야
김동렬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의 유연함과 다양성,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렬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의 유연함과 다양성,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유아교육 110년 역사를 이끌어온 사립유치원의 위기다. 

지난 2년 동안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간섭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민간의 유치원은 국가로부터 변변한 지원 한 푼 못 받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이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는 오해는 여전하다. <관련 기사 아래>

사립유치원 학부모에게 지원되는 유아교육경비(누리과정비)는 사립유치원이 아니라 학부모들을 지원하는 돈이지만, 진실을 제대로 전하는 언론은 없다. 

게다가 아이들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여기에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까지 덮쳐 민간의 유치원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험난한 위기다. 

대한민국의 유아교육은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 이끌어왔다. 지금도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중심은 여전히 사립유치원이다. 사립유치원의 위기는 곧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위기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민간이 지난 시간 구축해 온 유치원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립'의 교비가 국공립 교육경비 절반에 불과하면서도 아이들 통학부터 방과 후 수업까지 세심하게 책임지는 곳, 그러한 유아교육 시스템을 세계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사립유치원 시스템은 폭 넓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결국, 현재 사립유치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동렬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을 사립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우리 사립유치원만의 교육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Q. 현재 사립유치원이 처해 있는 상황은 어떤가. 

국공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부모는 국가로부터 교육경비 거의 전액을 지원받지만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은 국공립유치원 학부모에 비해 절반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학비부담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사립유치원이 지금껏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부모들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유아 학부모들이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교육의 질이다. 우리 사립유치원은 저마다 커리큘럼에서 특성화가 잘 돼 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필요에 의해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교육서비스 면에서도 사립은 국공립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 우리 민간의 유치원은 국공립과 달리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며 발전하는 환경이 당연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아동과 학부모 중심으로 운영하며 지금껏 우리 유아교육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운영 자율성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간섭이 심해졌고, 유아의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다 국공립유치원은 확장 추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까지 덮쳤다. 경제도 어려운 상황인데 경제가 어려워지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집안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 학부모 입장에서도 무료인 국공립을 찾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사립유치원을 선호하는 수요층은 존재하겠지만, 우리 사립유치원의 앞날이 불투명해 진 것이 사실이다. 

Q. 우리 유아교육을 이끌어왔던 사립유치원의 위기는 곧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위기로 볼 수 있다. 돌파구는 어떻게 찾을까?

사립유치원의 교육은 사립다워야 한다.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 창의성이 우리 사립유치원이 가진 장점이다.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사립에 아이를 보내는 이유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순간부터 정부의 협조와 허락이 필요한 일이 됐다. 

교육과정만 놓고 보더라도 지금 상황은 너무 정부 일방적이다. 단적인 예로 외국어 교육만 하더라도, 유치원 학부모들이 모두 원하는 교육이 외국어교육이다. 놀이위주로 학습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하지 말라고 한다. 

특성화교육도 마찬가지다. 통제와 간섭이 심하다. 1일 1시간 1과목, 어느 지역은 일주일에 세과목만 해라 이렇게 지침이 내려오는데 지역마다 제각각이다. 이것도 사실은 하지 말라는 건데 반발이 심하니까 지역마다 어느 정도 절충을 둔 것이다. 

사립유치원에서 특성화교육을 하지 말라는 이유 중 하나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였는데, 지금 어떤가? 부모들이 학원에 따로 보낸다. 풍선효과가 나타나서 오히려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한다. 아이들이 학원에 가느라 이동을 많이 하니까 안전에 대한 우려도 생긴다. 

사립유치원 교육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누리과정 도입부터 시작됐는데, 누리과정의 탄생배경을 생각해보라. 처음 어린이집을 위해 만들었던 과정이었는데, 유치원에도 도입됐다. 이전 누리과정은 너무 틀에 매여 있고 꽉 막혀 있는 교육과정이었다. 지도서 지침서가 딱 정해져 있었다. 올해부터 아동 중심의 놀이교육으로 누리과정이 개정됐다. '놀이교육'은 원래 우리 사립유치원의 장점이었다. 잘 해오던 것을 느닷없이 누리과정에 딱 맞추라고 하더니, 다시 원래의 놀이교육으로 돌아 가라고 한다. 그런데 정부가 요구하는 놀이교육의 지침이 또 있다. 

사립유치원의 생명은 교육과정의 유연함과 다양성이다. 예를 들어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이 있고, 정부가 가보지 않은 교육과정도 있다. 사립유치원은 먼저 학부모들과 대화를 하고 여러 곳에서 정보를 수집해 선진 교육과정을 유치원 교육에 접목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정부 일변도다. 사립유치원이 힘든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가 정부 교육과정을 따르자니, 학부모의 기대치에 반하고, 그렇다고 학부모의 뜻을 반영한 교육을 하자니 정부 교육 정책과의 괴리가 발생한다.

사립유치원의 교육과정에 대해 너무 강제하지 말라고 당부 드린다. 사립유치원에 교육과정의 유연화,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기를 수 있는 유아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사립유치원 설립자 원장님들은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유아교육 전문가들이다.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연수 한번 지원받지 못했지만 좋은 교육을 찾아 세계 어디든 찾아다니고, 강의 듣고 배우고 연구하고 그렇게 유치원을 운영해 왔고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누구보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열정도 남다르다.

사립유치원은 저마다 설립자의 건학이념과 교육철학이 있다. 유치원 교육에 이런 부분이 반영이 돼야 한다. 선택은 학부모들이 할 것이다. 

Q.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은 현재 여러 불합리한 법과 제도에 둘러싸여 있다. 사립유치원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민간 유아교육 생존을 위해서라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 관리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의 개인이 사유재산으로 설립한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국공립유치원처럼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적용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사립유치원을 '공공재' 범위로 편입해 정부가 회계를 관리하겠다는 정책이다. 

문제는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유치원을 짓는데 민간 개인의 사유재산이 투입됐다. 그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국공립유치원 회계처럼 운영하라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사유재산을 보장 받을 권리가 있다. 공익을 위해 재산권에 제약을 받을 때에는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사립유치원 운영 현실에 맞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사립유치원의 생존을 위해 절실한 일이다. 모든 아이들이 전부 다 국공립유치원에 다닐 수는 없다. 우리 민간은 지난 110년 세계가 부러워하는 유치원 교육을 만들었다. 민간이 설립한 유치원이 무너지는 것은 국가 유아교육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우리 미래 세대에게 그러한 부담을 줄 수는 없다. 

사립유치원 학부모에 대한 지원 확대도 사립유치원의 생존을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충남의 모델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재 충남은 도교육청과 도가 협력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만5세 어린이에게 월 17만 7600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학부모 원비 부담이 거의 없다. 만3~4세 원생에게는 월 5만 500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연차적으로 만5세 어린이와 동일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이 줄어드니 현재 충남지역 사립유치원은 다른 곳보다 학부모들의 선택이 더 넓어졌다. 
  
점점 공공재로 편입이 가속화 되고 있는 민간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권을 인정받는 일, 사립학부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사립유치원이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이다. 사립유치원을 사립답게 만드는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 유연함을 지켜주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정말 열심히 사력을 다하겠다. 

Q. 정부를 향해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입장은 여전하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여전히 대화 통로가 꽉 막힌 상태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이 엄중한 시국에서도 우리는 교육정책을 보도자료를 보고나서야 확인한다. 

처음학교로도 그렇고, 에듀파인도 그렇고 국공립유치원을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사립유치원은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지만 공공성 강화, 회계투명성을 위해서라는 정부의 정책을 결국에는 수용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립유치원이 하는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 사립유치원은 지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민간의 유치원과 정부는 서로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결국에는 함께 가야 할 유아교육의 파트너다. 대화가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정부 등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국가가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은 줄고 있지만 국공립유치원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이 반드시 국공립이 다 해야 하는 것이냐 의문이다. 

정말 가슴이 아픈 것이 우리 사립유치원이 줄어든 만큼 우리 교사들도 떠나고 있다. 그 선생님들이 다 국공립에 취업 되는 것도 아니다. 유치원이 문을 닫아서, 유치원 운영이 힘들어져서 많은 선생님들이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 두고 있다. 

국공립유치원 교사들만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 사립유치원도 마찬가지로 보호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우리 교사들, 원장님들 너무 안타깝다. 

가뜩이나 출산율이 저하 되서 어려운 상황인데, 국공립을 40%까지 늘리겠다는 정책 수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 민간의 유치원이 공존할 수 있게끔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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