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폐원 현황.
유치원 폐원 현황.

지난 110년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이끌어왔던 민간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의 위기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운영의 자율성을 대폭 제한하는 법률 규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휴업까지. 폐원하는 사립유치원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문을 닫은 사립유치원은 전국에서 총 261곳으로 파악됐다(교육통계서비스 4월 통계). 2019년에도 폐원한 사립유치원은 257곳이었다.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이 본격적으로 몰아쳤던 2018년에는 111곳이 폐원했다. 

2018년 이전까지는 사립유치원 운영은 안정적 추세였다. 

2015년 68곳, 2016년 56곳, 2017년 69곳 사립유치원이 폐원을 했지만, 같은 기간 신설된 사립유치원의 수가 오히려 더 많았다.

반면 2020년 신설 사립유치원은 불과 10곳, 2019년에는 15곳, 2018년에도 48곳뿐이었다.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급속히 사라지는 중이다. 

국가 기관 공무원이 운영하는 공립유치원의 수는 늘고 있다. 

2018년 4617곳이던 공립유치원은 2019년 4650곳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4705곳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립유치원의 수는 2018년 4087곳에서, 2019년 3860곳, 2020년 3617곳으로 줄었다. 

올해 사립유치원이 가장 많이 폐원한 곳은 경기도였다. 모두 74곳이 문을 닫았다. 다음으로 서울서 57곳이 폐원했고, 부산과 광주에서도 각각 19곳과 17곳 사립유치원이 폐원했다.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 경상경비 반 값 정도로 운영되며, 전체 국민이 어깨에 짊어진 부담을 덜고 있다.

국공립유치원은 원아 1인당으로 계산했을 때 세금으로 쓰는 경상경비는 100만 원 정도인 반면(정부기관 통계 98만 원. 2016년 기준. 민간연구는 114만 원), 사립유치원이 받는 원비는 50만 원 정도(누리과정비 포함)에 불과하다. 

사립유치원에 정부가 누리과정비로 연 2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당정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관련기사 아래>

누리과정비는 사립유치원 원비 일부를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돈이다. 중고교 신입생 학부모에 지원하는 교복비 일부 지원과 같은 성격이다. 

법에는 학부모에게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관청이 여러 편의를 위해 재원 원아 수대로 유치원 계좌에 직접 입금하며 마치 사립유치원 지원금인양 포장됐다.  

사립유치원은 정부로부터 유의미한 운영 보조금을 지원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사립유치원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사립유치원이 국고로 운영되는 국공립과 달리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의무 사용하지 않아도 됐던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