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 장관, 자료사진.
유은혜 교육부 장관, 자료사진.

사립유치원 특성화교육, 특히 방과후 특성화교육 규제 철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당국은 정규수업시간은 물론이고, 방과후 시간까지 유치원의 특성화 수업을 규제하고 제한하고 있다. 

일선 지역 별로 차이가 있지만 하루 한 과목, 주에 세 과목만 허용한다는 식으로 특성화교육의 종류를 제한하고 시간도 제약한다. 

사립유치원의 특성화교육이 놀이에 집중해야 할 유아들에게 지나친 학업 부담을 주고,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도 증가시킨다는 등의 이유다. 

하지만 정부의 그러한 규제정책이 일선 유아교육의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립유치원의 특성화교육이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유아들이 재미있어하고 흥미를 느끼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교육의 특성에 따라 유아시기에 특히 필요한 신체활동부터 두뇌발달을 꾀하는 다양한 교육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선 사립유치원에 따르면 다양한 특성화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민간 유치원의 특성화교육은 일선 유치원과 학부모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립유치원에 따르면 거의 같은 교육과정의 수업료가 일반 학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경기도 한 사립유치원에 따르면 “예를 들어 학원에서 12만 원 정도 하는 보드게임 관련 수업료가 유치원에서는 1/3 실비만 받고 운영되는 과정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한다”며 “부모들도 학원에 자녀를 따로 보내는 것보다 사교육비도 저렴하고, 아이들이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어 안전에도 안심이 된다고 더 다양한 특성화교육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0)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정부가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유아교육 정책으로 방과후 과정 확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전체 응답자는 국・공립 유치원의 지속적 확충을 첫 번째로 꼽았고(설립유형 다양화 포함), 이어 방과후 과정 확대, 돌봄시간 다양화 등 돌봄 서비스 내실화가 뒤를 이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에서의 종일제 돌봄 교육을 확대하고, 다양하고 내실 있는 방과후 교육과정(특성화교육)을 희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성화교육을 선택할지 말지는 학부모들의 선택이다. 

하지만 일선 교육청은 여전히 사립유치원 특성화교육을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감사를 통해 지적된 사립유치원 관련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특성화활동 단속이 이에 포함됐다.  

도교육청은 최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와 사립유치원 운영 투명성을 위해 사립유치원 감사에서 드러난 행정이나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도록 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감사결과에 기초해 ▲유치원 통학버스 안전 운행을 위한 차령(11년) 제한 ▲특성화활동 불법·편법 운영 금지 ▲교재·교구 선정 절차 보완 ▲급식 영양·안전관리 표준화 등에 대한 제도개선 과제를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사립유치원 운영 제도개선 사항을 연 2회 추진하고 공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사립유치원 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적극 발굴해 제도 개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 다양한 특성화교육은 우리나라 민간 유치원의 장점이었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손이 많이 가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학부모들이 좋아하시고 사교육비 부담도 많이 덜고 있다. 그러한 교육을 규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유치원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부모와 유아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유아교육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온다. 특성화교육 규제 철폐와 유아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