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
평가는 학부모에 맡기고 교육자율권 폭넓게 보장해야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자. 유아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도 필요한 일이다.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자. 유아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도 필요한 일이다.

정부는 개정누리과정을 통해 유치원에 놀이교육 과정을 도입하고 이를 이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아들에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놀이교육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그 목표나 방향이 확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놀이교육은 허울 좋은 교육일 뿐, 자칫 아이들을 별 의미 없이 놀리는 ‘방임’이 될 수 있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그냥 놀기만 한다고 다 교육이 될 수는 없다. 잘 짜여진 놀이의 방법이나 의도된 교육의 목적이 있어야 놀이는 교육이 된다. 

원래 놀이교육은 민간이 운영하는 우리 사립유치원의 장점이었다. 유아에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정부보다 민간이 한 발 빨랐다. 

정부가 개정누리과정을 통해 강조하기 전부터, 우리 사립유치원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놀이교육을 발전시키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학부모와 유아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당장이라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민간 유치원의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사립유치원 장점은 저마다 교육철학이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몬테소리 교육을 특색으로 하는 유치원, 레지오 에밀리아식 접근법을 따르는 유치원, 다양한 교구 교육을 특색으로 하는 유치원 등은 저마다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교육과정에 놀이를 자연스럽게 녹여냈고 교육으로 완성시켰다.

지금 우리 사립유치원의 교육은 학부모들의 평가를 받고 치열한 교육현장에서 살아남은 검증된 놀이교육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신학기부터 유치원 교육에 놀이중심 개정누리과정 도입을 선언한 것이다. 

뒤늦게라도 환영의 목소리가 많지만, 우려의 시선도 그만큼 많다. 정부의 딱딱한 지침이나 방식에 대한 규정, 놀이에 대한 애매모호한 개념이 오히려 민간 유치원 놀이교육 환경을 침해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늘 사립이 국공립보다 한 발 앞섰다. 민간 특유의 유연함과 자율성, 다양함 때문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 기초가 됐다. 

◇ 언제나 한 발 빨랐던 사립유치원, 간섭과 통제 풀어야

예를 들어 현재 초등 저학년 교육과정에서도 활용되는 주제망 프로젝트 접근 방식 수업 또한 국가가 유아교육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때 당시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서적을 통해 공부하고 자비를 들여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이루어 놓은 교육의 축적된 성과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놀이교육도 마찬가지. 정부가 개정누리과정을 도입하고 놀이교육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본래 매우 다양한 교육내용을 제공하고 있던 사립유치원들마저 누리과정이라는 이름으로 획일적 내용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문제다.

민간 유치원의 자율적인 교육 권리를 보다 폭 넓게 인정해 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누리과정을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사립유치원을 국공립유치원과 똑같이 만들려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성화 교육이나 수월성 교육도 마찬가지로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특성화 교육을 제한적으로 허락하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불만이 크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대신, 안전한 유치원 환경에서 여러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저렴한 수업료로 받게 하고 싶은 게 많은 학부모들의 마음이다. 

사립유치원 또한 공부를 좋아하는 어린이는 공부에 재미를 붙여주고, 운동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신체활동에 재미를 붙여주고, 선천적 박자 리듬감이 있는 어린이는 악기교육에 재미를 붙여주는 교육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로 수월성 교육이다. 부모들이 가정 내에서 유아를 주의 깊게 관찰한 경험이나, 특성화 교육 체험을 통해 자녀들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유아 개인의 장점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 수월성 교육이고 특성화 교육이다. 

유아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자란 유아들이 나중에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재원이 될 수 있다.  

국가가 일방으로 주도하는 교육은 위험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도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고, 바로 잡기도 힘들다. 

얼마 전, 정부가 유치원에 영어교육을 금지시키려 했던 정책을 생각해보자. 이 말도 안 되는 정책안이 정말로 실현 직전까지 갔다.

중국어 교육은 되고, 영어 교육은 왜 안 되는데? 이 물음에 정부(교육부) 관계자 누구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 놓지 못했다. 

다행히 사립유치원계와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국가가 주도하는 독단적이고 일방의 교육이 얼마나 위험한지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지금도 민간의 유치원은 교육내용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통제로 한숨을 짓고 있다.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지켜 주는 것. 미래를 준비하는 유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 환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