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회 윤정순 경기지회장

윤정순 경기지회장.
윤정순 경기지회장.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해 온 시간이 어느 새 30년 세월을 훌쩍 지나고 있다.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문해 본다. 나는 왜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길을 택했을까. 

생각해보면 유아기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과 선생님놀이를 하고 ‘나는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항상 이야기했다. 그 꿈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결국 아이들의 선생님이 됐고, 지금은 유치원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나 소신껏 일하고 행동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자리를 가도 나는 유치원 선생님이 천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녔다. 아이들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물어보라고 기세 등등 호기도 부려가며 자신감도 넘쳤다. 내가 정말 원해서 하는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돌이켜보면 그만큼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유아교육과 유치원처럼 무겁고 막중한 책임으로 다가오는 단어가 없다. 또 시대가 지나고 환경이 바뀌다 보니 마냥 행복하기보다는 어떤 땐 눈물도 나온다. 

교육은 유아교육처럼 중요한 교육이 없다. 또 유아교육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유아교육은 이론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행동으로, 실천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교육이라고 절실히 말하고 싶다. 유치원에서 선생님들만 잘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주위의 모든 어른이 모범을 보일 때 유아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유아기 교육은 평생의 삶의 질과 성공을 결정짓는 초석이 된다. 본격적인 유아교육의 첫 시작인만큼 유치원 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 

유치원의 올바른 유아교육, 행복한 유아교육의 중요한 목표는 유아기의 바람직한 인성과 행동 양식이 형성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더불어 유아기에 알맞은 교육환경을 제공해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지원해야 한다. 

옳은 방향의 유치원 교육은 유아가 성장해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러한 중요한 기능의 유치원은 바람직하고 올바르게 또한 행복하게 운영돼야 한다.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사립유치원이 이끌었다. 사립유치원은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하나하나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며 짧은 시간 동안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선진국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열정과 동력을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왜 그럴까. 좋은 유아교육, 올바른 유아교육, 행복한 유아교육이 되려면 그 구성원들이 모두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구성원이라 함은 유아, 학부모, 교사, 교직원, 유치원 운영자들이다. 

그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책임 있게 유치원을 관리 운영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오랫동안 유아교육 기관을 운영해 온 사립유치원 원장의 한 사람으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갈수록 더 많이 느껴진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민간의 유치원과 교육당국의 대화와 소통이 부족하다. 때로는 적대감도 느껴진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방향이 다르더라도 공권력을 내세우기 보다는 유아교육의 발전을 위해 함께 조율하고 함께 상생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서로 대화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공립과 사립 학부모간 불평등 지원에 대한 관계 기관과의 효율적 협의와 소통이 절실히 요구된다.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는 부처 간 효율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국가적인 예산 낭비 없이 교육과 보육의 빈자리가 발생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들이 편안하게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해야 한다. 

또 우리 사립유치원은 유아중심 놀이중심, 창의적인 교육을 통해 유아가 자기 주도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질 좋은 교육으로 유아가 행복하고, 그로 인해 학부모가 행복하고, 교사 또한 인격적으로 존중 받으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트라이앵글형 유치원을 조성해야 한다. 유치원뿐만 아니라 교육당국, 학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유아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 유아교육현장의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약하거나 자유로운 교육서비스 진입을 막는 과도한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 학부모들의 다양한 활동 요구에 부응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의 장래를 위한 교육은 정치적인 입장에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흔들림이 없이 주체적이고 주관적인 교육철학을 가져야 한다. 오로지 교육만 바라보고 준비하고 지원하는 그런 바람직한 교육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행복한 유치원 뜨락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이끌어갈 것이다. 행복한 유아들과, 행복한 부모들, 행복한 유치원 교사들이 있는 유치원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