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 확충 정원비율 39%까지 늘렸지만
정작 취원율은 29.8% 불과..."왜 원생 늘지 않나"

2018~2020년 국공립유치원 확충 내역(이은주 의원실 제공).
2018~2020년 국공립유치원 확충 내역(이은주 의원실 제공).

공사립 전체 유치원 가운데 국공립유치원의 정원비율이 2020년 기준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같은 기간 29.8% 수준에 그쳤다. 국공립유치원이 늘어나도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얼마 전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공립유치원 확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총 2352학급을 확충했다. 

2018년 501학급, 2019년 966학급, 2020년 885학급이다.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충 계획에 따라 2018년은 목표를 달성했고, 2019년은 목표에 이르지 못했지만 2020년은 목표 600학급을 147.5% 초과 달성했다.

이 기간 정부는 국공립유치원 총 2352학급을 확충하며, 올해까지 목표로 했던 2600학급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올해도 500학급 확충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확충된 학급 수에 비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입형과 공영형을 포함한 국공립유치원 취원 비율은 2019년 28.5%로,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29%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에도 취원율은 29.8%로, 목표치 34%에 이르지 못하며 2년 연속 취원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국공립유치원 학급은 목표치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취원율은 정원율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다. 이는 국공립유치원을 늘려도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가 적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2020 전략목표 성과분석 보고서에서 “유아 입학 후 기관 이동을 선호하지 않으며,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양육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학부모들이 유치원 옮기기를 잘 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2018~2020 국공립유치원 입학가능비율과 취원율(이은주 의원실 제공).
2018~2020 국공립유치원 입학가능비율과 취원율(이은주 의원실 제공).

◇ “코로나 없었을 때도 취원율 정원비율에 못 미쳐”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며 핵심 국정과제로 2022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논란이 불거진 2018년 10월에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2021년까지 국공립취원율 40%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17년 기준 국공립유치원 1만 395학급에서 2600학급 이상을 확충하고, 취원율은 2017년 24.8%에서 2021년 40%까지 올리겠다는 말이었다. 정부의 약속은 올해가 마지막 해다.

하지만 2020년 기준 국공립유치원에 입학 가능한 정원 비율은 39.0%까지 늘렸지만 취원율은 29.8%로 9.2% 격차가 발생했다. 

이은주 의원은 “이런 간극은 2018년 6.3% 포인트에서 2019년 7.6% 포인트를 거쳐 증가세”라며 “정원은 늘어나는데, 학생은 적다. 어느 지역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국공립유치원이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국공립유치원 정원 비율(39.0%)과 올해 국공립유치원 학급수 증원을 감안하면, 국공립유치원이 정원을 모두 채우면 취원율 40%는 거뜬히 넘어 설 수 있다. 

시도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은주 의원실 제공).
시도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은주 의원실 제공).

하지만 교육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20 전략목표 성과분석 보고서에서는 “2020년 800여 학급을 확충했으나, 취원율 제고에 있어 정책 효과 발생을 위한 시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명은 그렇지만, 보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 자부담이 발생하는 사립유치원과 달리, 사실상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저조한 것은 여러 의미의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이 국공립 교육을 선호하지 않는다거나, 정원을 채울 수 없는 부적절한 자리에 부적절한 규모의 공립유치원을 세워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은주 의원은 “국공립유치원은 많이 늘었으나, 학생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며 “왜 그런지 교육부의 분석과 설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20년 코로나 영향을 받은 점은 이해되나, 2018년과 2019년에도 정원율과 취원율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은 다른 원인도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흔히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어느 곳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국공립유치원도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2018년 국회를 중심으로 사립유치원 사태가 불거진 이후,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의 폐원은 급속히 증가 추세다. 

이후에도 민간의 사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에도 국공립유치원처럼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도입하는 등의 여러 시행령 개정 등으로 민간의 유치원은 더욱 설 자리를 잃으며 폐원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 

사립유치원 폐원이 줄을 잇는 동안 2017년 24.8%에 불과했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2020년 29.8%까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