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육현장을 가다]

주목받는 명문 사립유치원의 교육철학 ‘존중’

존중 받는 아이들은 유능하게 자란다는 확신
유아기 존중받고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 키워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들이 상대방도 배려
존중 받으며 바르게 행복하게 자라는 아이들

새싹나라유치원의 교육은 유아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출발한다. 숲으로 놀러나간 아이들.
새싹나라유치원의 교육은 유아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출발한다. 숲으로 놀러나간 아이들.

소위 말하는 ‘명문’ 사립유치원의 요건은 무엇일까. 교육이념과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사립유치원은 설립자의 건학이념에 따라 저마다 유치원의 분위기, 교육의 방향이 나름의 특색을 가진다. 공립유치원과 달리 학비부담을 져야 하는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들은 특히나 유치원의 그러한 모습을 평가하고 자녀를 맡길 유치원을 선택한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새싹나라유치원(원장 최희숙)은 명문 소리를 듣는 사립유치원 중에서도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유명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학부모들의 평가도 그렇지만, 이곳의 교육과정은 독서교육을 통한 창의성 시범연구학교 지정(대전교육청), 대한민국 좋은학교 지정(교육과학기술부), 전국 50대 교육과정 우수유치원 선정(교육부), 안심행복유치원 선정(대전교육청), 혁신유치원 선정(대전교육청) 등 정부 교육기관으로부터도 인정을 받고 있다.  

새싹나라유치원의 교육철학은 유아들에 대한 ‘존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원장님과 선생님, 주위 어른으로부터 존중 받으며 바르게, 행복하게 자라는 아이들. 새싹나라가 추구하는 유아교육의 방향이자 목표다. 

새싹나라유치원은 유아의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새싹나라유치원은 유아의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 인생을 완성하는 유아기의 경험, 존중이 중요한 이유

유아들을 존중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자존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저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깨닫게 해 준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정말 그렇게 자란다. 작고 여린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를 이끌어갈 거인으로 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새싹나라유치원 최희숙 원장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육철학이다. 시간을 오래 전으로 되돌려 보자. 

최 원장은 시골에서 늦둥이 첫째 딸로 태어났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 똑같겠지만, 당시는 어린아이를 존중하며 키운다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시절. 동네 아이들은 부모에게 혼나고 거친 소리를 듣기 일쑤였고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더구나 남아선호사상까지. 

하지만 최 원장의 아버지는 남과는 다르셨다. 최 원장의 기억에 자신은 아버지에게 가장 귀한 존재였다. 아버님은 작고 어린 최 원장을 항상 존중하며 키우셨다.  

어린 딸을 데리고 누구 집이라도 방문했을 때면, 그 집에서는 당연하게 방석 하나만을 내 온다. 어린아이에게까지 방석을 내줄 생각을 따로 하는 어른은 없었다. 그럴 때면 아버지는 항상 방석을 하나 더 내 달라고 하시곤 “희숙아, 여기 앉거라” 말씀하셨다. 안심이 되고 따뜻했던 그 목소리. 왠지 모르게 차올랐던 장한 기분. 어린시절 일이지만 아버님의 음성은 아직도 최 원장의 마음엔 생생하다.  

추운 겨울에도 운동화는 항상 따뜻했다. 아버님이 어린 딸의 운동화를 항상 아궁이 옆에 놓아  두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버님의 존중과 사랑은 아직 최 원장의 마음에 깊이 각인돼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느껴진다. 

유년 시절의 그러한 경험을 통해 최 원장은 “아직 어렸지만, 나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게 됐다. 그러한 생활이 반복되고 쌓이며, 마음속에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랐다”고 전했다. 

최 원장이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육철학은 유아교육을 전공하며 다듬어지고,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완성됐다. 새싹나라유치원의 교육은 유아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다.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지 될 수 있는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 최 원장이 유치원 교사들은 물론이고, 부모교육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도, 원장자격연수 초빙 강의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유아에 대한 존중이다. 

즐겁고 행복한 아이들. 새싹나라유치원의 강조하는 유아교육이다.
즐겁고 행복한 아이들. 새싹나라유치원의 강조하는 유아교육이다.

◇ 원장님과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예절과 품격을 갖춘다

새싹나라유치원은 유아 존중에 대한 특색교육으로 다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성함양을 위한 예절교육이기도 하다. 원생들은 따로 마련된 다도교실에서 주기적으로 원장님과 차를 마시는데, 자주 갖는 시간인 만큼 거창하게 따로 한복을 갖춰 입거나하는 겉치레는 없다. 

대신 내용에 충실하다. 녹차나 매실차를 마시며 차분히 이야기를 나눈다. 유아들은 원장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차를 대접 받으며 일상을 이야기한다. 다도시간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뭔가 대단한 것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한 시간이 쌓이다보면 효과는 분명하다. 

다도는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원장님이 유아들에게 항상 전하는 메시지는 너도 소중하고, 남도 소중하다는 것. 원생들은 다도시간을 통해 바른 태도, 바른 자세를 익히고, 자신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낀다. 부모에 대한 감사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소중한 만큼 친구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유아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친구들과의 다툼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선생님에게 불려가 혼나는 대신 원장님과 차를 마시며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아이들. 새싹나라유치원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모여서 회의를 하는 교사들. 새싹나라유치원은 유능한 교사를 강조하고 있다.
모여서 회의를 하는 교사들. 새싹나라유치원은 유능한 교사를 강조하고 있다.

◇ 즐겁고 행복하게, ‘혁신유아교육’의 키워드

새싹나라유치원은 숲교육과 산책프로그램에도 많은 시간 투자를 하고 있다. 유치원 인근에는 훌륭한 숲교육 장소가 있다. 원생들은 인근 세종 도토리숲키즈파크로 자주 놀러간다. 숲에서 나뭇가지와 돌을 갖고 놀고, 곤충을 관찰하고, 숲놀이터에서 그물망을 타고 겨울에는 썰매를 타고 신나게 논다. 채소밭에서 자라는 식물을 직접 수확하기도 한다. 숲에서의 시간은 아이들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산책은 거의 매일 나간다. 비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도 예외는 없다. 산책하는 것이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싶다가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동네 투어도 하고 길을 걷다 만나는 개미도 한참을 살펴본다. 친구들과 길을 걷다 들리는 소리, 쳐다보는 하늘의 구름, 불어오는 바람, 아이들에게는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아니, 아이들은 그러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재능이 있다. 

새싹나라유치원은 자연은 유아들에게 가장 훌륭한 놀잇감이자 학습터라고 전했다. 자연만큼 유아들에게 더 좋은 교구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연에서 노는 아이들은 행복하고 즐겁다. 행복하고 즐거운 유아교육은 ‘혁신유치원’으로서 새싹나라유치원이 추구하는 또 다른 교육의 방향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즐거운 놀이가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 놀이를 확장해주고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 선생님들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한다.  

원장님과 차를 마시는 시간. 다도교육은 이곳 유치원의 특색프로그램이다.
원장님과 차를 마시는 시간. 다도교육은 이곳 유치원의 특색프로그램이다.

◇ 유아기에 들이는 독서습관, 잠재력을 키운다

새싹나라유치원의 여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중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이 독서교육이다. 이곳 유치원은 도서관과 사서선생님이 따로 있을 정도로 독서환경 조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처음 글씨를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책속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상상하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책에 흥미를 느끼고 독서하는 습관을 들인다. 아이들은 집으로도 책을 빌려가 읽을 정도로 열성이다. 독서를 권장하는 그러한 분위기 속에 이곳 유치원 아이들은 졸업할 때쯤엔 600~700권의 책을 읽는다. 

책을 많이 읽는 유아들은 이해력과 사고력, 창의력이 남다르다. 초등학교에 올라가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도 결국은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다. 

최희숙 원장은 “책을 1권 읽은 아이와 100권 읽은 아이는 생각의 다양성과 창의성, 사고력 이해력에서 차이가 나타난다”며 “유아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싹나라유치원은 독서교육 교수자료를 발간했을 정도로 유아독서교육 관련 전문성을 자랑한다. 2009~2010년에는 대전교육청으로부터 독서교육을 통한 창의성 영역 시범연구학교로도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