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육현장을 가다]

사시사철 산에 오르고 친구들과 숲길 걸으며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반전의 연속,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유치원
구사구용 줄줄 외우면서 드론 날리는 아이들

유아들에게 최고의 교육은 자연이다. 룸비니전원유치원 원생들은 자연 속에서 행복하다.
유아들에게 최고의 교육은 자연이다. 룸비니전원유치원 원생들은 자연 속에서 행복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유치원은 봄이 오면 울긋불긋 꽃동산에 파묻힌다. 여름이 오면 생명의 초록빛으로 싱그럽고, 가을이면 빨간색 단풍이 장관이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이면 주위는 온통 순백으로 물든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사시사철 산을 오르고 친구들과 숲길을 걷는다. 달콤한 꽃냄새와 한여름 숲의 향기가 이렇게나 기분이 좋다니. 밤새 하얗게 쌓인 눈밭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느라 볼이 빨개진 아이들 표정에는 행복이 묻어난다.

이렇게 밖에서 뛰어다니고 노는 아이들이 소학 구사구용을 줄줄 외는 것은 반전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전통 다기에 차를 우려 부모님께 대접하고, 특히 어른을 대하는 몸가짐이나 마음은 단정하고 예의 바르다.

조금 전까지 풀어놓은 강아지들 마냥 그저 신이 나서 뛰놀던 아이들이 이렇게 다른 모습이라니. 바로 충남 아산에 위치한 룸비니전원유치원(원장 서정분) 원생들 이야기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매우 특별하다. 우선 자연이 주는 혜택이 풍성하다. 유치원 앞마당이 바로 산과 연결돼 있다. 도심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치원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또 다른 특징은 균형과 조화다. 룸비니 교육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한다.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동시에, 유아들의 활동성을 키워준다. 전통교육을 강조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코딩이나 드론 등 첨단교육을 경험하게 해 준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바로 행복한 아이들이다. 유치원이 문을 열고 30년 넘는 세월 변하지 않았던 것은 자연 속에서 행복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일이다.

◇ 초록빛 숲이 주는 생명력···자연에서 자라는 아이들

숲산책을 하는 아이들.
숲산책을 하는 아이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유치원 명칭 그대로 한적한 전원에 위치해 있다. 도심에서 이곳을 오려면 차를 타고 시간도 꽤 걸린다. 집에서 거리가 있는 만큼 엄마들이 이곳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자녀와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심적 부담도 꽤 있을 터.

그런데도 이곳은 11학급 240명 아이들이 정원을 꽉 채우고 있다. 유치원 홍보도 따로 하지 않는다. 입에서 입으로, 먼저 경험해 본 엄마들이 다른 엄마들에게 이곳 유치원을 추천한다.

부모들이 룸비니전원유치원을 선망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자연환경이다. 길 바로 옆이 바로 산이고 길목입구 산 초입에 유치원이 위치해 있다.

근처에는 지자체가 조성한 아름답기로 유명한 생태숲길도 있다. 그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 속에서 아이들은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아간다. 유년시절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호사다.

왜 도심을 마다하고 전원일까? 이 자리에서 25년 간 유치원을 지키고 있는 서정분 원장은 “아이들이 흙을 밟을 수 있고, 사시사철 산에서 자연친화적 교육을 받는다.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생명력이 넘쳐나는 산에서 아이들은 자연과 하나가 된다. 유년기에 그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축복일 것”이라고 했다.

◇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교육, 반전의 연속

행복한 아이들을 키우는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교육이 조화를 이룬다. 다례교육.
행복한 아이들을 키우는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교육이 조화를 이룬다. 다례교육.

부모들이 룸비니전원유치원을 선호하고 또 나중에도 자녀를 잘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성교육과 전통교육(예절) 때문이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유아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인성은 유아시기에 큰 줄기가 형성된다. 유아시기의 바른 인성이 어른이 돼서도 남는다. 유치원에서만 잘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부모의 인식과 협조가 필수다. 그래서 이곳 유치원은 통신문이나 부모교육자료를 통해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유아 인성교육은 좋은말 바른말을 쓰는 예절교실 등 유치원의 분위기나 프로그램 전반에 녹아있지만 특히, 우리의 전통을 배우는 교육과 조화롭게 융합돼 있다.

일례로 룸비니전원유치원의 다례교육은 부모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이곳 유치원생들은 모두가 차 전문가다. 제대로 갖춰진 다례실에서 전통 다기를 가지고 차를 우리고 손님에게 대접하는 법을 배운다.

부모님을 초청할 때도 있는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마음에 존경과 감사를 담아 부모에게 차 한 잔을 대접한다. 고사리 손으로 건넨 찻잔을 받아든 엄마들은 간혹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다례교육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원생들은 스스로의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기  위해 소학 구사구용을 외운다. 차를 우리고 손님에게 접대하는 예절교육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비단 어른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옆의 친구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 대상임을 안다. 그런 마음가짐은 일상생활에 스며든다.

또 서로 교류하는 법도 배운다. 다례를 통해 아이들은 정서를 함양하고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다.

전통교육은 다례교육뿐만이 아니다. ‘효’는 룸비니전원유치원 원생들이라면 가슴에 새겨야 할 덕목이다. 어른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 하는 법, 큰 절을 올리는 법 등도 배운다. 졸업반 원생들은 효를 주제로 전통 장구 공연도 연다.

밖에서 놀 때는 개구쟁이지만, 필요할 때는 품격과 예절을 갖추는 아이들, 바로 룸비니전원유치원의 사랑스럽고 씩씩한 아이들이다.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곳곳에 묻어나는 정성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유아 정서를 위한 정성이 시설 곳곳에 묻어있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유아 정서를 위한 정성이 시설 곳곳에 묻어있다.

전통을 중시하지만, 옛것에만 머무른다면 발전이 없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미래지향적인 유치원이기도 하다. 

게임이나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코딩체험을 하고, 아이들은 드론을 만들어 하늘에 날리는 체험도 한다. AI교육으로 불리는 미래 스마트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교실에서 원생들이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는 AI체험 교실도 곧 마련할 계획이다.  

룸비니전원유치원은 ‘전원’ 유치원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시설 면에서도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대도심 대형 유치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설개보수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 건물 같은 유치원 외관도 외관이지만, 내부로 들어가 보면 이곳이 절대로 예사로운 유치원이 아님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실내 등 하나, 가구의 색깔하나, 아기자기한 인형 소품 하나, 어느 한 가지 예사로운 게 없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벽돌과 나무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유치원 창문과 대강당 출입문조차 창호 모양의 특별 제작품이다.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 유치원을 얼마나 잘 가꾸고 있는지 그 정성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시설을 가꾸는 정성이 이러한데, 아이들에게 쏟는 애정은 어떨까.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유치원,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행복하게 크는 아이들. 산 속 그림 같은 룸비니전원유치원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