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새 정부에서도 ‘유보통합’이 뜨거운 감자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대표되는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은, 말이 나온 지 오래지만 이전부터 상반된 의견이 맞서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단계적 유보통합 대선 공약을 내 걸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단계적으로 일원화 해 모든 유아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과 돌봄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확정 발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유보통합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유보통합추진단 구성 계획만 나왔을 뿐, 아직 구체적인 단계적 이행 법은 발표되지 않았다.

유보통합이 윤석열 새 정부에서도 여전히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유보통합이 윤석열 새 정부에서도 여전히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유보통합 추진 이유는···모든 유아들에게 질 높은 교육·보육 환경 제공 기대

유보통합 추진을 환영하는 입장은 이렇다.

우선 유치원 교사 자격과 마찬가지로 어린이집의 교사 전문성을 높여 모든 유아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교육과 보육을 제공하고, 시설 격차 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거나 대학원을 졸업한 자에 한해 자격을 부여한다. 반면 보육교사의 경우는 보육학과 졸업 또는 보육교사 양성과정 수료자도 가능하다. 여기에서 전문성 등에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치원은 어린이집에 비해 시설기준이 엄격해, 상대적으로 어린이집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유보통합이 이러한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유보통합 효과 의심···“오히려 혼란만 가중” 부작용 우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보통합의 수혜자는 아이들이어야 하는데, 기대만큼 효과가 의심될 뿐만 아니라, 일선 유아교육보육 현장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사 양성 과정에 따라 격차가 발생한다면, 보육교사도 학과제를 채택하고 양성 과정을 표준화하면 해결될 일이라는 반론이다. 

또한, 교사 양성 과정을 통합해 0~5세 유아에 대한 돌봄과 교육과정을 같은 기간에 수료하게 할 경우, 전문성이 떨어져 유아교육의 퇴보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설환경 격차 해소에 대해서는, 시설 격차가 발생되지 않도록 어린이집 시설기준을 사정에 맞게 강화하면 해결되는 문제일 뿐, 유보통합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특히, 이미 운영 중인 어린이집의 경우, 유보통합으로 시설기준을 강화하면 폐원하는 어린이집이 속출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시설기준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유보통합의 의미가 없어지는 모순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유아교육계 일부는 “유보 정책은 유아의 행복, 부모의 돌봄 책임 경감, 교사를 포함하는 종사자의 처우 개선 등이 담보돼야 의미가 있는데, 유보통합으로 얻게 되는 이익이 유보통합에 따른 혼란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길 험난한 ‘유보통합’···이해관계 조정 쉽지 않아

지난 4월 28일 육아정책연구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보육·유아교육 정책, 새 정부에 바란다’ 정책토론회에서도 유보통합 이야기가 나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 정책인 만큼 유보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다. 

토론회에서 유보영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은 “2021년 보육실태조사 결과 어린이집 만족도나 보육교사 근무환경 및 급여 등의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들이 이전 조사보다 크게 개선됐다”며 “유보통합은 보건복지부, 교육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등 범부처 차원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이용 외에 가정 내 양육지원까지 포함해 검토돼야 하며, 서비스 질이 상향 조정되는 방향으로 통합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희승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유보 통합이 아동을 중심으로 추진돼야 하지만 이해관계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역할 변화와 역사성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재원 구조와 법령 기반, 지방 서비스 전달체계 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유보통합” 환영

국공립유치원 교사들은 유보통합을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유아교육계의 오랜 담론인 유보통합이 포함돼 있음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한바 있다.

노조는 “그러나 여전히 유보통합 부처를 명확히 정하지 못한 채 ‘유보통합추진단’을 구성한다고 제시만 한 것에는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고 했다.

노조는 “기존에도 국무조정실 내 유보통합추진단이 구성된 적 있었지만 이해관계에 의해 유보통합이 실현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처음부터 명확하게 부처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유보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유보통합을 교육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교육계에 따르면 유아기에도 단순한 ‘돌봄’이 아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유보통합을 꼭 해야 한다면, 반드시 교육부로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