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시비 연루 감사실 직원 별다른 징계조치 없이 종결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직원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는 도교육청 감사관실에 근무하는 A사무관이다.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A사무관은 지난 4월 저녁시간에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어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감사관실은 A사무관의 폭행 사건에 대해 별다른 징계 요구없이 사건을 내부 종결 처리했다.

피해자와의 합의로 검찰이 ‘공소권없음’ 결정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도교육청은 A사무관의 폭행 정도가 경미하고 택시기사와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점을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품위 유지 논란이 있지만,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사건을 종합해 봤을 때 경과실로 판단,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기준에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교육청 안팎에서는 감사관실의 이 같은 결정에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도내 교육계 한 관계자는 “비위 당사자가 감사관실 직원이 아니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피해자와 합의를 했더라도 공무원이 지켜야 할 품위 유지 의무가 있는 만큼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식구 감싸기 비난 A사무관..사립유치원 특정감사 이끌며 투명사회상 수상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A사무관은 전국 최초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이끈 공로 등으로 지난해 12월 한국투명성기구로부터 ‘투명사회상’을 수상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도교육청 감사관실 수장인 김거성 감사관이 창립을 주도한 NGO단체로 ‘투명사회협약’이 단체의 주 사업이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김 감사관 취임 이후 지난 수년간 강도 높은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아예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전담팀까지 설치했는데, 그 팀을 이끌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A사무관이다.

전담팀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로 구성된 시민감사관들까지 수년간 사립유치원 특정감사에 주력하고 있다. 

강도 높은 특정감사와 함께 한편으로는 김 감사관이 직접 유치원 원장들을 상대로 설명회 등을 통해 추락한 사립유치원의 이미지를 개선할 방안으로 투명사회협약을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감사관이 공권력을 무기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NGO단체의 사업 참여를 피감기관에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도 사고 있다.

그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전담하고 있는 A사무관 사건에 대한 감사관실의 이번 조치가 제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거성 감사관 또한 6개 겸직을 둘러싸고, 목사겸직 미신고 등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근과 채찍 병행..사립유치원 특정감사 의도 논란

이런 가운데 김거성 감사관이 이끄는 도교육청 감사관실의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제식구 감싸기 등 공직 내부 비리 척결을 목표로 출범한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은 현재 사립유치원 특정감사에 주력하고 있다.

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의 현장 활동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상근 시민감사관 B씨 또한 김 감사관과 마찬가지로 한국투명성기구 출신이다.

시민감사관은 이례적으로 사립유치원 감사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으며, 부패가 만연했다며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투명사회협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감사관실은 투명사회협약 여부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면서도, 협약 참여 사립유치원이 우선 감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협약 참여 유치원을 공개할 것이라는 태도로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올해 2월 한국투명성기구 공동대표에 취임했던 김거성 감사관은 본지의 겸직 관련 지적보도가 이어지던 지난달 초 돌연 그 직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