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7개월 된 남아가 외할아버지 승용차에 4시간 가량 방치돼 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경남 의령경찰서에 따르면 외할아버지인 A씨(64)는 지난 4일 오전 9시쯤 의령군 자신의 집에서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손자를 차에 태워 집을 나섰다.

하지만 A씨는 손자를 차에 태웠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직장으로 향했다. 9시35분쯤 직장에 도착, 길가에 주차를 하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이날따라 이사회에 안건이 많아 장시간 회의가 진행됐다. 오후 1시30분쯤 이사회를 마치고 오찬을 위해 이동하려고 차량 문을 열다가 손자를 발견했다.

당시 손자는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있었고, 조수석 쪽 창문이 1.5㎝ 가량 열려있었지만 손자가 더위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더위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어린 손자가 무더운 날 차안에서 장시간 방치됐다가 열사병으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사회에 정신이 팔려 외손자를 차에 태웠다는 것을 깜박 잊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게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의령의 기온이 32도 이상이어서 차 안에는 60~70도 가량 온도가 올라갔을 것이다”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