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시교육감 기획인터뷰]

누구보다 교육 잘 알고 있는 전문가
유치원교육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어
사립 학부모 교육경비지원 확대 공감
사립 교사 처우개선도 지속 노력할 것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유아교육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유아교육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아교육은 교육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입시에만 매달리는 교육풍토는 종종 유아교육을 무시한다. 유아교육 선진국이라는 유럽을 보자. 그들의 유아교육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제공한다. 우리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도 그러한 길을 가고 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누구보다도 교육 전문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내며 교육행정에도 깊은 이해를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유치원으로 대표되는 유아교육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의 유아교육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Q. 취임 100일을 넘기셨는데요, 앞으로 교육감님께서 추진하실 주요 정책은 무엇입니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격차 완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 커지고 있고, 우리 교육청의 최우선 과제 역시,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신장입니다. ‘기초학력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 학생의 학력 증진과 학력 격차 완화의 구심점이 될 ‘부산학력개발원’이 11월 14일 개원합니다. 데이터 기반 학력 실태 분석을 통해 맞춤형 보정학습을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인데, 기존의 수업·평가 및 진로·진학 지원센터 등을 일원화해 종합 지원함으로써 학력 신장과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디지털 기초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초·중학교 컴퓨터 교과 수업 시수를 확대 시행할 것입니다. 전국 최초로 코딩 교육에 특화된 부산형 플랫폼도 개발 중입니다. 내년에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 거점학교 12개교를 운영해 학교 내 디지털 교육센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미래 교육이나 창의성 교육에 비해 다소 소홀했던 인성교육도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학생교육원을 새롭게 탈바꿈시켜 (가칭)인성교육진흥원으로 설립해 부산 인성교육의 중심축으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인성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성교육을 부산교육 대표 브랜드로 만들 생각입니다.

또한, 전국 최초로 모든 학교에 디지털 E-BOOK 독서환경을 조성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학생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부산지역 627개 학교가 자체 전자도서관을 구축함으로써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입니다.

Q. 유아교육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은 무상교육이 원칙이지만, 국공립유치원 학부모와 달리 사립유치원 학부모에 대한 교육경비 지원은 열악한 현실입니다. 이에 사립유치원 학부모 교육경비 지원 확대(유치원 무상교육)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세요.

‘유아교육법 제24조(무상교육)’에 명시된 유치원 무상교육을 통해 유아기에 교육격차를 줄여 모든 유아들에게 평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며 공·사립 유치원 교육의 균형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육청은 보호자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만 3~5세 전 계층의 유아에게 유아교육비 및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월 1인당 유아교육비와 방과후과정반비를 합쳐 공립유치원은 15만 원을, 사립유치원은 35만 원을 각각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국·공립유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가 지원이 적은 사립유치원의 교육비를 지원해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시행하는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향후 내부 검토, 관계부서와 협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학부모들이 부담 없이 자녀를 교육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유아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사립유치원은 엄격한 원비 인상 제한으로 공립단설유치원 원아 1인당 소요경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원비를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립유치원의 교사 처우는 현실적으로 공립유치원 교사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 확대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 교육청은 사립유치원 교사의 처우가 열악한 부분을 개선하고 공·사립교사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부 지침에 맞춰 사립유치원 교원 처우개선비 지원을 매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부터는 사립유치원 교사의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공립유치원 교사와 동일한 육아휴직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사립유치원 교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사립유치원 현실과 괴리가 큰 유치원 3법과 여러 시행령 개정 등으로 현재 사립유치원의 경영이 위기입니다. 그동안 사립유치원은 열악한 현실에도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지탱해 왔으며,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립유치원의 위기는 우리 유아교육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간의 유치원 교육에 대한 교육감님의 정책 방향을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19와 경제불황 속에서 흔들림 없이 유아교육에 힘써주신 사립유치원 원장님과 선생님,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사회현상으로 인해 사립유치원 또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 상황이라 여겨집니다.

학교로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치원 3법이 개정되었지만 사립유치원의 규모나 특성 등에 따라 운영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우리 교육청은 바깥놀이터 환경 개선, 교재·교구 확충, 유아 1인당 문화예술체험활동비 3만 원 지원 등 사립유치원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아·놀이중심 수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공모 사업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대학생놀이샘, 하모니자원봉사자 등 인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립유치원의 교육기관으로서 책무성 강화 및 유아들이 놀이를 통해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미래 역량을 키우는 맞춤교육, 안전하고 든든한 안심교육, 소통하고 존중하는 공감교육을 통해 행복한 유치원, 성장하는 유아의 꿈을 함께 이뤄 가겠습니다. 

Q. 유아교육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종종 무시되는 현실입니다. 유아교육 관계자 또는 학부모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로버트 풀검의 책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서 유치원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원장님들께서 유아교육을 위해 헌신해 주셨기 때문에 유치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가 높아졌다고 확신합니다. 원장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아울러 각 가정에서 자녀교육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치원을 운영할 때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이 되어 집단지성을 발휘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이를 중심에 두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유치원 교육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유치원이 학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