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육현장을 가다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아이들
유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워주는 교육
다양한 경험 열린 생각으로 자라는 아이들

성불유치원은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유아들에게 알려준다.
성불유치원은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유아들에게 알려준다.

부모들은 우리 유아들이 어떠한 교육을 받기를 원할까.

자연에서 뛰어 놀며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배우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바른 마음과 고운 심성을 길렀으면 좋겠고, 유아시기인 만큼 신체와 정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고려한 교육도 필요하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우리 아이들이 열린 생각을 품게 만드는 교육환경이면 좋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니, 틀에 갇히지 않은 창의적 사고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말이다.

무엇보다 유아는 즐겁고 행복하게 커 나가야 한다. 그렇게 밝고 따뜻했던 경험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힘이 돼 줄 것이다.

아마도 모든 부모들이 희망하는 이상적인 유아교육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아교육을 실천하는 유치원이 실제 존재한다.

사실 위 내용들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성불유치원(이사장 현각스님)의 교육철학과 프로그램을 설명한 것들이다.

유아교육은 다른 시기의 어떤 교육과도 비할 수 없이 중요하다. 유아시기에 경험에 따라 우리 아이들은 전혀 다른 모습의 어른이 될 수 있기 때문.

성불유치원의 교육철학에는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가 배어 있다. <관련기사 아래>

성불유치원 유아들은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성불유치원 유아들은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아이들

성불유치원 원아들은 산으로, 들로, 유난히 밖으로 많이 나간다.

유아시설이 잘 돼 있는 인근 백운산 휴양림이나 매지숲 등으로 주1~2회 정도는 숲체험을 하고, 조계종 불교 부설 유치원답게 때로는 인근의 구룡사,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 가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운영하는 자연학습원에서도 자주 시간을 보낸다.

평일에도 점심을 먹고 나서는 가까운 공원 산책을 거의 매일 나설 정도로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야외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불의 유아들은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이 품은 그 경이로움을 직접 체감한다.

잊고 살았지만, 친구들과 동네 작은 뒷산에만 올라가도 마치 대단한 탐험을 하는 것 같았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자.

나무와 풀과 흙에서 풍기던 그 싱그러운 내음, 신기한 작은 벌레들, 귓가를 울리며 졸졸 흐르던 시냇물, 나뭇잎 사이로 비추던 밝은 태양빛. 그 넘치는 생명력에 물들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것처럼 즐겁게 뛰어 놀았다.

성불이 강조하고 실천하는 첫 번째 덕목의 유아교육은 바로 아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통해 생명의 근원을 잘 보존할 수 있게끔 돕는 ‘생명교육’이다. 이는 아이들이 자연을 이해하고, 그 소중함을 일깨우는 두 번째 덕목의 ‘자연교육’과도 연결된다.

성불의 생명교육과 자연교육은 유아들이 자연에서의 경험을 스스로 잘 이해하고 내면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사장 현각스님은 특히, “유아들은 경험에서 모든 것을 배우는 만큼,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닌 자연에서 많이 놀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불유치원은 유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키워주려 노력한다.
성불유치원은 유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키워주려 노력한다.

◇ 유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워주는 교육

성불의 교육철학은 유아가 지닌 고유한 내면의 힘에 주목한다. 동시에 사회성을 키우고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성불이 주목하는 유아의 힘은 유연함과 순수함이다. 그러한 유아의 순수성이나 유연성이 자아가 강해지고, 성인이 되면서 줄어든다는 것. 커나가며 받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이기도 한다. 

이는 유아가 지닌 가능성을 좁은 테두리 안에 가둘 수 있을뿐더러, 다른 삶의 방식과 남을 이해 못하는 편향성을 키울 수 있다.

이에 성불은 유아들이 되도록 오랫동안 본연의 넓은 생각, 넓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고의 틀을 넓혀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유아에 대한 존중이다. 유아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면, 아이들은 보다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성불 교육의 세 번째 덕목이라면, 유아들의 사회적 관계를 중시한다. 성불은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며 유아들이 작은 것에 만족하고, 함께 나누며, 친구와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한다. 사회에 대한 연대의식을 키우는 것. 이 또한 성불이 강조하는 유아교육의 본질이다.

성불의 인성교육은 따로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 다른 유치원에서의 인성덕목 교육도 물론이지만, 선생님들은 원생들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생명을 존중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좋은 말을 하며, 남의 물건을 아끼고, 친구를 배려하는 등의 덕목을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전반에 걸쳐 돕고 있다.

성불의 인성교육을 말해주는 장면 한 가지. 비구니스님의 다도 시간, 원생들은 좋은 말을 듣고 차를 우리고 따르며 마음 차분해 지는 법을 배운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친구들과의 다툼이 있어도, 마음에 화가 일어도, 이를 다스리고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다.

성불유치원은 놀이동산처럼 유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유치원이다. 공룡 테마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성불유치원은 놀이동산처럼 유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유치원이다. 공룡 테마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 새로운 경험이 가장 좋은 유아교육, 조화와 균형

성불은 불교색채의 유치원이지만, 원생들에게나, 선생님들에게도, 학부모에도 종교적 믿음이나 성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의 종교도 다양하고, 교육과정도 생명존중이나 인성에 관한 교육은 불교사상과 상통하는 면이 있지만, 여느 유치원과 비교해 유별나거나 편중돼 있지 않다.

성불의 교육은 유아의 정서와 신체발달, 창의력과 사고를 키우는 인지교육의 균형과 조화를 꾀한다.

무엇보다 유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일에 집중한다. 유아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성불의 교육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최첨단 교육도 볼 수 있다.

유아들의 창의력과 인지능력을 자극해 두뇌를 발달시키는 두브레인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강원도 최초 도입해 진행 중이다.

성불 교사들은 “유아교육에는 어느 한 가지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불유치원 이사장 현각스님과 원생들.
성불유치원 이사장 현각스님과 원생들.

◇ 포근히 품어주는 즐겁고 행복한 유치원

성불유치원은 무엇보다 유아들이 즐겁고 행복한 유치원이다. 성불 스스로의 큰 자랑은 바로 원생들에게 계절에 따라, 유아의 흥미에 따라, 학습의도에 따라, 다양하고 최적화된 놀이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성불의 교육은 원생을 중심으로 발현되는 놀이가 중요하다.

원생들은 자연에서의 놀이도 많이 하지만, 교사들은 원내에서도 유아들의 흥미가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놀이교육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달 원생들의 축제도 열리는데, 올해에도 시장놀이, 공룡놀이, 야광놀이, 물놀이, 자동차극장놀이 등 다양한 종류의 테마 축제가 열렸다.

선생님들 표현에 따르면, 원생들에게는 아침에 눈을 뜨면 얼른 유치원부터 가고 싶은 ‘놀이동산’ 같은 유치원이다. 즐겁게 놀이를 하며 배우니, 유아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이 없다.

원생들이 유치원에 오고 싶은 또 한 가지 이유, 바로 큰 스님의 포근한 품 때문이다. 이사장 현각 스님은 아침 등원하는 아이들을 큰 품으로 안아주며 반긴다.

성불유치원에서 가장 인기스타는 바로 현각스님이다. 이는 교사들도 인정하는 바다. 유치원에 처음 입학해 민머리 할아버지 스님이 낯설었던 아이들. 하지만 몇일 지나지 않아 우르르 몰려들어 너도나도 스님의 머리를 만져보며 곁을 떠나지 않는 모습이다. 웃음 지으며 아이들과 진심으로 대화하는 큰 스님. 

성불은 33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졸업생이 대를 이어 자신의 자녀를 보내고, 동생이 태어나면 꼭 다시 보내는 유치원으로 통한다. 아마도 행복하고 따뜻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