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피해 응답 학생 중 초등학생 71.8%

최근 7년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추이(교육부 제공).
최근 7년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추이(교육부 제공).

지난 5년간 감소세를 보이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올해부터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다만 최근 학교폭력 피해사건 보도가 잇따르고 관련 예방교육도 한층 강화되면서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5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99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전체 대상학생(426만명)의 93.5%가 참여했다. 응답 학생들은 지난해 2학기부터 설문 전까지의 학교폭력 피해·가해 경험 등에 대해 답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 학교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약 1.3%(5만명)로 집계됐다. 지난해 약 0.9%(3만7000명)보다 0.4%포인트 올랐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도 일제히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2.8%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중학교(0.7%)는 0.2%포인트, 고등학교(0.4%)는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전히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증거"라면서도 "최근 학교폭력 사안의 연속보도가 잇따랐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면서 학생들이 인식하는 학교폭력의 범위가 넓어지고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아진 것도 피해응답률 증가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 가운데 10명 중 7명은 초등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3만5900명으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중학생은 8900명, 고등학생은 5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학교폭력 피해학생 중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71.3%)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중학생(17.0%→17.8%)도 늘었다. 고등학생은 지난해(12.2%)보다 2.2%포인트 줄어든 10%로 집계됐다.

학생 1000명당 피해유형별 응답건수는 언어폭력이 8.7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2.4건이 늘었다. 집단 따돌림(3.1건→4.3건), 스토킹(2.3건→3.0건), 사이버 괴롭힘(1.8건→2.7건), 신체폭행(2.2건→2.5건)도 증가했다.

피해유형별 비중 역시 언어폭력이 가장 컸다. 전체의 34.7%를 차지했다. 이어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사이버 괴롭힘(10.8%), 신체폭행(10.0%), 금품갈취(6.4%), 성추행 및 성폭력(5.2%), 강제 심부름(3.9%) 순이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목한 가해자 유형은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 78.4%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이 48.5%,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이 29.9%로 집계됐다.

학교폭력 피해장소는 '학교 안'(66.8%)이 '학교 밖'(26.6%)보다 높았다. 주로 발생한 장소는 '교실 안'(29.4%)이었다. 이어 복도(14.1%), 급식실·매점(9.2%), 운동장(8.1%), 화장실(3.4%)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32.8%)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점심시간(17.5%)과 하교 이후(15.0%)도 잦았다. 심지어 수업시간(8.5%)에도 더러 벌어졌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비율은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했다. 학교급별 가해응답률은 초등학교 0.8%, 중학교 0.2%, 고등학교 0.1%다.

이들이 학교폭력을 저지른 이유는 '먼저 괴롭혀서'(26.2%), '장난으로'(20.5%), '마음에 안 들어서'(13.9%) 순으로 집계됐다. '특별한 이유 없이'(10.6%), '다른 친구가 하니까'(8.1%) 등 별다른 동기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응답률은 3.4%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학교급별 목격 응답률은 초등학교 6.3%, 중학교 2.4%, 고등학교 1.5% 순이었다. 전년 동기대비 초등학교(1.0%포인트), 중학교(0.7%포인트), 고등학교(0.4%포인트) 모두 늘었다.

학교폭력 피해를 겪거나 목격한 후 주위에 알리는 학생 비율은 지난해 같은 조사 때보다 늘었다. 78.8%에서 80.9%로 2.1%포인트 늘었다. 학교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피해학생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폭력 목격 학생이 피해학생을 직접 도와주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68.2%였다. 하지만 '방관했다'는 응답도 30.5%에 이르렀다.

학교폭력 피해 사실은 주로 가족(44.5%)에게 알렸다. 이어 선생님(19.3%), 친구나 선배(11.4%)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23.9%)가 가장 많았지만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답한 비율도 17.8%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