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국회의원, 5일 '유치원 비리 근절 정책토론회' 예정
사립유치원 "편향된 인사들의 편향된 토론회..심각한 모욕"

지난해 7월 4일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도내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경기도교육청의 부당감사 중단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4일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도내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경기도교육청의 부당감사 중단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국회의원이 뜬금 없이 어찌 이런 황당한 토론회를 여는 것입니까? 평생 교육에만 헌신했는데…. 어디 낯 뜨거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유치원을)유지하고 싶은 생각은 정말 없습니다."

전국의 사립유치원이 오는 5일 예정된 한 토론회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이 토론회가 사립유치원 전체를 비리·적폐 집단으로 규정한 채 민간 유아교육을 깎아내리려는 불순한 의도를 띠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의 토론회는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다. 토론회의 소제목은 '사립유치원 회계부정사례를 중심으로'다.

사립유치원 측은 이를 두고 토론회 제목부터가 사립유치원 전체를 이미 비리 집단으로 규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발제·토론자 명단에 '완장' '갑질 감사' 논란을 일으킨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이 2명이나 포함된 반면 핵심 당사자인 사립유치원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들어 '편향된 인사들의 편향된 토론회'라는 지적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 안내문 캡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 안내문 캡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건전한 유치원 육성 토론회' '유아교육 발전 토론회' '투명성 향상 토론회' 등도 아니고 '비리근절 토론회'라니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정녕 국회의원 주최 정책토론회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사립유치원의 심경이 어떨지를 심사숙고했는지 따지고 싶다"고 말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또 다른 사립유치원 원장은 "지극히 일부의 사례로 전체를 비리로 내몰고 있는 것은 전국사립유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의 실정도 모른 채 국가를 대신해 유아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들을 한순간에 적폐로 내모는 행위는 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이와 관련 토론회 주최 측인 박용진 의원실과 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교육부와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교육청에 항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지회는 4일 박용진 의원실 항의방문을 통해 토론회 전면 취소를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박용진 의원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청문자료를 단 한 건도 요청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은혜 후보자는 ▲위장전입 ▲자녀 병역 면제 ▲사무실 월세대납 ▲고액후원자 시의원 공천 ▲남편 운영 회사 허위 재산신고 ▲남편 회사 이사 보좌진 채용 ▲남편 출판업체 주식 가진 채 교문위 활동 등의 의혹에 휩싸여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지난 2일 교육부장관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