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비용, 정치자금 지출처리 후 국회 이중청구 수법 수령
박 "실무자의 단순착오 실수" 해명..사립유치원계 "궁색한 변명"
'사립유치원은 비리 나는 실수'..박용진의 '역대급 내로남불'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예산을 허위 청구해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는 박 의원의 행위가 '정치자금 횡령 또는 국가를 상대로 한 사기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의원실과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정치자금으로 문자발송 비용 100만원을 지출처리 했음에도, 관련 영수증을 국회 사무처에 이중 제출해 혈세인 국회 예산을 타냈다.

정치자금은 공적 성격의 돈으로, 사적 사용하거나 부정하게 지출해서는 안 된다. 관련법에 따라 회계 내용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고 지출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만약 정치자금에서 인쇄비나 문자발송비를 지출하고 나중에 국회예산으로 이걸 청구해 타냈다면 국가를 상대로 한 사기 행위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국회예산을 먼저 사용한 뒤 정치자금에서 같은 영수증으로 돈을 빼서 사용했다면 정치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관위에 회계보고도 허위로 한 것이기 때문에 허위 회계보고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박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폐이스북에 '인턴 실무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박 의원의 감사결과 공개에 의해 비리·적폐집단으로 매도된 사립유치원계는 이를 두고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사립유치원계는 박 의원에 의해 공개된 감사 적발 사항에 대해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는 회계시스템이 없던 상황에서의, 단순 착오 또는 실수 등 업무미숙에 의해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박 의원은 각종 언론에 출연해 '비리 유치원'을 강조했다.

심지어 자신의 SNS를 통해서는 "(사립유치원이)아예 작정을 하고 정부를 속여 국민세금을 훔쳐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벌집을 건드렸다' '끝까지 가겠다' 등의 유치원 비리와 맞서 싸우는 투사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지속했다. 자신의 기준에 따른다면 그 역시 세금을 횡령, 혹은 사기 행각을 벌인 세금도둑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사립유치원 한 관계자는 "박용진 의원의 행위가 그 자신이 비리유치원이라고 비난하는 사립유치원과 다를 게 있느냐"며 "박 의원은 '실무자 실수'라는 궁색한 변명에 나설 것이 아니라 자신의 비리행위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이 같은 박 의원의 이중성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 A씨는 "사립유치원에는 회계장부 조작이라고 그렇게 몰아 부치드니(붙이더니) 지(자기) 똥 구린 줄은 몰랐든(던) 모양이네. 액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 범법행위다"라고 지적했다.

네티즌 B씨는 "비리유치원 때려잡아 스타의원 되신 분이 이러시면 아니 되시옵니다. 음주에 세금까지. 사퇴하심이 어떠실런지요?"라고 꼬집었다.

네티즌 C씨는 "박용진님. 삼성 털고 사립유치원 털고 혼자 대한민국을 청산할 것처럼 하면서 본인의 처신은 그리합니까. 이제 국민 기만 그만 하세요. 내로남불 슬퍼지네요"라고 탄식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제18회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이 투명사회상을 받는 것은 제가 두 번째라고 하네요.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상을 받으니 더욱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