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수준의 소음인 85데시벨(dB) 이상에서 매일 8시간 노출된 임산부는 예정일보다 출산을 빨리하고, 저체중 아기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시끄러운 소리에 장기간 노출되면 호르몬 분비가 교란되기 때문이다. 

30일 스웨덴 스톡홀름 칼로린스카 의과대학 환경의학과 제니 샐린더 교수팀은 2008년 스웨덴 국립 보건복지부에 기록된 임산부 85만7010명의 데이터를 75dB 미만(정상 소음), 75~84dB(중간 소음), 85dB(높은 소음) 이상 총 3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이후 75dB 미만의 소음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비교 위험도(RR)'을 계산했다. 

연구결과 매일 8시간, 한달에 20일 이상 85dB에 노출된 산모는 대조군보다 조산과 저체중아를 출산할 확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간 정도의 소음이 임산부의 건강과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임산부의 체중, 소득 수준 등은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조산은 임신37주 이전에 분만하는 것으로, 흡연, 자궁의 형태 등 원인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정일보다 출산이 빠를 경우 체중이 2500g 미만인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 저체중아는 대부분 미숙아(이른둥이) 이기 때문에 스스로 호흡하기가 곤란하고, 감염에 취약하다. 

스웨덴 연구진이 소음이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 이유는 최근 소음에 노출될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소음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태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다면, 조산, 미숙아 출생 등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에서 목수, 용접공 등 육체적 노동을 많이 하는 직군에서는 예정일 보다 빨리 아이를 낳을 확률이 2배 높아진 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험을 이끈 제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음이 임산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규명한 최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싸이언스 오브 더 토탈 인바이론먼트(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19년 1월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