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의원 자료…64명 중 12명 자사고·교육특구 재학 '확대 추진' 혁신학교엔 단 1명

교육부가 고등학교 입시 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고교체제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소속 공무원은 자녀들을 입시실적이 좋은 자율형사립고나 전국단위 모집 고교, 이른바 교육특구 소재 학교 등에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당국이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혁신학교에 다니는 교육부 공무원 자녀는 단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고교 서열화 완화나 혁신학교 확대를 강조하는 교육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8년 교육부 공무원 자녀 고교 재학 현황'에 따르면, 고교에 재학 중인 교육부 공무원 자녀 64명 가운데 6명이 전국 단위 자사고(상산고)와 서울 소재 자사고(중앙고·현대고·휘문고·보인고 ·한양대사대부고)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으며 특목·자사고 못잖은 입시실적을 내는 자율고(공주한일고·공주사대부고)에도 총 3명이 다녔다.

이른바 '교육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구 소재 고교 재학생은 9명이었다. 서울에서 이들 학교 못잖게 입시실적이 좋은 강동구 한영고, 구로구 신도림고에 재학 중인 학생도 각각 1명씩 있었다.

인천 소재 청라달튼외국인학교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경한국국제학교 재학생도 각각 1명으로 조사됐다.

반면 교육부가 세종시로 이전한지 만 5년이 됐는데도 세종시 소재 고교에 다니는 교육부 공무원 자녀는 전체의 34% 수준인 22명에 그쳤다. 또 교육부 공무원 자녀 가운데 혁신학교 고교생(서울 신현고)은 1명에 머물렀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자사고 입시시기를 전기에서 후기로 바꿔 일반고와 동시에 신입생을 선발하고, 자사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지난해 12월 통과시킨 바 있다. 자사고 등이 우수학생을 선점해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교육부는 현재 자사고 폐지 등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학교 확대도 교육부 핵심 정책 중 하나다. 혁신학교는 성적 줄세우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다양한 소질과 소양을 향상시키는 체험·토론형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모델로 정부·교육당국은 교육분야 국정과제로 삼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정책 방향과는 다른 교육부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김해영 의원은 "교육부 공직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입시 명문고에 보내는 것은 고교 서열화 완화를 강조하는 교육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