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 서비스 개선방안 발표..맞벌이 부부 위해 오후 5시까지 운영
학부모 “일 끝나고 아이 데리러 가면 7시..맞벌이 현실 모르는 답답한 소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공립 유치원 확충 및 서비스 개선 방안 브리핑 중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공립 유치원 확충 및 서비스 개선 방안 브리핑 중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교육부가 내년부터 국공립유치원의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맞벌이 학부모들이 국공립을 이용하기는 여전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아래> 

‘유은혜표’ 국공립유치원 개선방안이 사립유치원을 어설프게 흉내만 낸 벤치마킹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국공립유치원 신증설 및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공립유치원 학급 증설과 함께 특히,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평일과 방학기간 국공립유치원 아이돌봄 시간을 늘리고, 사립유치원처럼 통학차량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유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내년 국공립유치원 학급 총 1080개를 확충한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 3월 692개 학급을 늘리고, 하반기 9월에는 388개 학급을 늘릴 계획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240학급, 서울 150학급, 경남 68학급, 인천 55학급, 부산 51학급 등이다. 교육부는 학급당 원아 인원을 20명으로 잡아 2만여명이 추가로 국공립유치원에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국공립유치원은 사립유치원에 비해 운영시간이 짧고, 방학도 두배 가량 길어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은 현실적으로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 병설 대부분은 통학차량도 운행하지 않아 사립에 비해 학부모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에 교육부 방안에는 사립유치원이 하는 것처럼 국공립도 수요자를 위한 교육서비스 질을 높이고 개선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수요를 파악하고 교육과정반(기본과정반, 9~13시 또는 14시) 유아 중 맞벌이, 저소득, 한부모 등을 위해 유치원 운영시간을 오후 5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여름방학부터 방학기간 돌봄이 꼭 필요한 유아의 국공립유치원 이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돌봄이 꼭 필요한 유아’의 기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국공립 통학차량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통학권역이 넓은 농어촌 지역 및 단설유치원, 사립 집단폐원 및 모집중지 지역 중심으로 통학차량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로 통학차량 수요를 반영한 지원 계획을 수립‧확정 후, 이르면 내년 3월부터(서울 등 일부지역은 9월부터)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교육서비스를 따라가겠다는 교육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계와 학부모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경기도의 한 맞벌이 엄마는 “회사를 마치고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면 오후 7시다. 맞벌이 부부 대책으로 오후 5시까지 운영하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다. 직장맘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국공립유치원 확충을 위해 병설유치원을 대거 늘리겠다는 대책은 학교장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기존 학교 일도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유치원까지 운영하기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