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갑질·중복 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들.
13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갑질·중복 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들.

"사립유치원에 대한 표적감사 중단하고, 갑질 공무원 파면하라."

원아모집 시기에 맞물린 감사 등 '악의적 교육행정'을 견디다 못한 광주지역 사립유치원들이 13일 오전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시교육청이 처음학교로에 따른 원아모집 등 사립유치원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때려잡기식 감사에 나선 것도 모자라 허위사실에 기초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4곳을 고발한 데 대한 반발이다.

시교육청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광주지회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유치원 사태가 불거지자 광주지역 172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규모가 큰 70곳을 내년 1월까지 우선 감사하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대상 유치원들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원장들은 감사 시기와 방식에 문제점이 많다며 반발했고, 지난 6일 교육청 항의방문을 통해 7일 이뤄진 교육감 면담 자리에서 내년 2월까지 감사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말 연초 집중적인 감사로 신입 원생 모집에 차질이 크고, 사실상 겁박 수준의 때려잡기식 감사에 교육자로서의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만큼 이를 살펴봐 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원장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지난 12일에는 감사에 응하지 않는 유치원 4곳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교육청 발표를 접한 사립유치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장들은 "시교육청이 고발했다는 유치원 4곳 중 3곳은 협조하에 감사를 모두 실시한 곳이며 나머지 한 곳은 당일 감사 통보를 받은 유치원"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이 이미 감사를 마치거나 감사준비가 안 된 유치원을 상대로 형식적인 시정명령 공문을 보내 고발 명분을 만들었다는 게 원장들의 설명이다.

한 원장은 "감사란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하는데 지금의 시교육청 감사는 그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공무원의 갑질행태에 대응하고 중복감사의 부당함을 호소하고자 무기한 천막농성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