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법에 정통..유치원 법안 합리성과 협의 강조
박용진, “엄마 나경원에 경악” 비난.."패스트트랙 추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판사 출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박용진3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애를 먹는 모습이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누구보다 법에 정통한 나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정부 여당의 유치원 관련 법안 내용과 입법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유치원법 개정을 위한 논의를 한국당이 거부한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따라가다 보면 협의를 거부하는 쪽은 오히려 민주당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교육부가 국회 논의 중인 사항을 중도에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한 것과 관련 지난 21일 “여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압박하며, 교육부 시행령을 통해 핵심 쟁점을 자기들 취지대로 통과시키고 입법부를 패싱했다”고 비판했다. 

대외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했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위가 파행한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고 비난했던 민주당 주장도 나 원내대표의 이 한마디로 무색해졌다. 

이어 그는 24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불통을 꼬집으며 한국당 법안의 합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들의 법안만을 고집하면서 식물국회를 조성하는 정부 여당에 굉장히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저희 안은 유치원 회계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것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여당 안대로 되었을 경우 실질적으로 유치원 폐원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폐원을 유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유치원3법’ 중 가장 논란은 실제 사립유치원 보조금이 아닌데도, 학부모 지원금을 유치원 보조금으로 무리하게 정의, 법규정의 충돌과 교비를 유용할 경우 유치원 폐원 등의 기존 처벌 조항이 있는데도 이중처벌 목적의 무리한 개정이라는 비판을 낳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

재무회계 관리에 국가의 간섭을 강화하며, 개인이 정부 보조 없이 설립하고 상위 학교법인처럼 정부로부터 운영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재산권과 운영자율권을 침해하는 성격의 내용도 문제가 됐다. 

나 원내대표는 또한 이날 입법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허점을 지적하며 대화와 협의를 통한 입법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패스트트랙은 슬로우트랙이 된다는 것을 누구라도 잘 알고 있다. 결국은 이 합의 과정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여야가 참여하는 6인 합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26일에는 패스트트랙을 지속 거론하는 민주당에 “임시국회가 내일이지만 사실상 아직 (6인 협의체에서 논의할) 시간이 충분하다”며, 여당이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는 것은 ‘오만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치원3법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대비되는 스타일도 지켜보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방송 등에서 나 원내대표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어조를 보이는 반면, 박 의원은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감성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아래>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문제점을 지적했던 26일,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엄마’ 나경원이 유치원3법의 논의를 틀어막아 ‘경악’했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다. 

박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성이자 엄마의 역할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서 적어도 박용진 3법을 통한 유치원의 정상화, 공공성 강화, 회계 투명성 부분에 대해 공감하리라 생각을 했는데 아주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기대와 달리) 아예 논의를 틀어막아버리는 역할을 하시더라. 깜짝 놀랐다. 법이 정한 교육부의 역할을 가지고 핑계 삼아서 발목 잡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비난하며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