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상경시위..정부·여당 왜곡된 교육정책 비판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서울 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서울 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2019년 기해년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에 노랑 차량이 줄을 이었다. 겨울방학 시기 때아닌 어린이 통학차량 행렬은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차량 외부에는 '유아 학비 부모에게 평등하게 직접지원' '사유재산 강제 국유화 절대 반대' 등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한 대 두 대 늘어나 광화문 일대 도로 위를 노랗게 수놓은 차량은 다름 아닌 유치원 통학버스들로 확인됐다.

전국의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정부를 상대로 내년에는 올바른 유아교육 정책을 펴달라는 자발적 시위였던 것.

통학차량 행렬은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 주변을 순회 중이다. 전국 각지에서 원장들의 자발적 참여로 인해 몇 대의 차량이 상경했는지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광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차량을 동원하지 못한 일부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지원금은 학부모에게 직접지원' 등의 구호가 적힌 노란색 띠를 두르고 상경시위에 동참했다.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광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차량을 동원하지 못한 일부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지원금은 학부모에게 직접지원' 등의 구호가 적힌 노란색 띠를 두르고 상경시위에 동참했다.

원장들은 정부가 올 한해 왜곡된 정책으로 사립유치원을 비리·적폐 집단으로 내몰고, 유치원 현실에 맞지 않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민간 교육의 다양성을 위축시켰다고 보고 있다.

차량 행렬에 동참한 한 원장은 "학부모들은 자녀를 어떤 형태의 유아교육 기관에 보내느냐에 따라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며 "정부는 학부모들의 눈을 가린 채 감사결과에서 나타난 일부의 문제점을 가지고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내몬 뒤, 교육적 다양성을 지닌 사립유치원을 공립 탁아소처럼 운영하기 위해 쥐고 흔들려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공립유치원 원아 1인당 총 교육경비는 114만원,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 원아 1인당 교육비용은 53만원 정도다.

국공립 원아는 정부가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지원해 주는 반면, 사립 학부모에 대한 정부지원금(누리과정비)은 29만원(종일반 기준) 수준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직접 통학차량을 운전하고 온 원장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과, 여당이 주장하는 유치원 3법은 사실상 개인이 설립한 사유재산인 사립유치원을 강제로 국유화하려는 꼼수 개정이자 과잉 입법"이라며 "백년지대계에 관한 법안인 유치원법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것도 문제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서울 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이 서울 화문 일대 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

한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사립유치원 측은 그간 누리과정비에 대해 학부모에게 직접지원 할 것을 정부에 촉구해왔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유아교육법 제24조 2항은 '무상으로 실시하는 유아교육에 드는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되, 유아의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행정편의 등을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