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대 교사 대결 양상…보수 후보는 없어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자등록이 시작된 13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 선관위에서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손을 잡으며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라북도부교육감, 이재경 사)전북청소년사랑육성회 이사장,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유광찬 전 전주교대 총장,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 /뉴스1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자등록이 시작된 13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 선관위에서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손을 잡으며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라북도부교육감, 이재경 사)전북청소년사랑육성회 이사장,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유광찬 전 전주교대 총장,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 /뉴스1

6·1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북교육감 선거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달아오르는 열기만큼 선거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전북교육감 선거는 현역인 김승환 교육감과 ‘반 김승환’의 대결로 압축된다. 실제 6명의 예비후보자 모두 ‘반 김승환’을 외치며 3선 저지에 나서고 있다.

이념대결 양상이 사라진 점도 주목할만 하다. 후보들 모두 “교육만큼은 더 이상 이념 논리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 진영 후보가 없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이념대결 대신 교수 출신 대 교사 출신이란 새로운 대결 구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교사출신 예비후보들은 교육현장 경험을 내세우며, 교수가 아닌 교사출신 교육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 교육감 포함해 총 7명 도전…다자구도 형성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6명이다. 아직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김승환 교육감까지 포함할 경우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외형상 다자구도가 형성됐다.

현재까진 현역인 김승환 교육감이 앞서가는 모양새다.

청렴성과 도덕성을 무기로 재선에 성공한 김 교육감은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인간의 향기와 감동이 있는 전북교육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현직 프리미엄에 학생인권 등의 정책이 좋은 평가로 이어지면서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거석 예비후보(14·15대 전북대 총장)는 김 교육감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서 예비후보는 총장 시절 ‘변화의 아이콘’이라 불리기도 했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북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추진력을 무기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불통과 오만 가득한 구체제의 연속이냐, 소통과 겸손, 새로운 변화의 리더십의 대결이냐”라며 김 교육감과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교육입국론을 내세워 교육을 통한 전북발전도 강조하고 있다.

교사출신인 이미영 예비후보(참여정부 대통령자문 교육혁신 위원회 전문위원)는 교육현장 전문가로 불린다. 30년 동안 교사 혹은 교육운동가로 학교현장을 누벼온 경험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후보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교수출신 교육감의 ‘불통행정’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삶의 질과 교사들의 사기가 바닥수준이다”며 교수출신 교육감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따뜻한 소통’과 ‘지역과 함께 하는 교육’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전북교육을 만들겠다”며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광찬 예비후보(전 전주교대 14대 총장)는  초·중·고 교사와 대학교수를 역임한 다소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행정도 경험했다. 이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후보는 최근 70~80년대 교복을 입고 선거운동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 지지율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유 후보는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해 발로 뛰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과의 꾸준한 접촉을 통해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교사 출신인 이재경  예비후보(전 전주교육장) 역시 “더 이상 교육현장을 교수출신에게 맡기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교육현장을 잘 아는 교육감이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교사에서 출발해 학교장, 전주교육장, 전북연수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호흡한 시간만  무려 38년이다. 이 예비후보는 “학력신장과 인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공약으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황호진 예비후보(전주OECD대표부 교육관)는 예비후보 가운데 유일한 행정관료 출신이다. 황 예비후보는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교육부와 전북교육청 등에서 주요직책을 역임했다. 또 OECD대표부 교육관으로 4년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선진국의 교육정책도 경험했다.

행정관료 출신임에도 ‘교육감 선거연령 인하’, ‘교사의 정치참여 보장’ 등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황 후보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천호성 예비후보(전주교대 교수)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전북 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를 맡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왔다. 교수로 임용되기 전에는 고등학교 교사로도 재직했다. 천 예비후보는 “기존 혁신학교를 넘어서 도전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자치와 분권에 맞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김승환 교육감과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54세로 다른 후보에 비해 젊은 점다는 점과 그에 맞는 혁신적인 공약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한 발 앞선 김승환 교육감…후보 단일화는 변수

6명의 예비후보가 김 교육감의 ‘불통행정’을 지적하며 ‘반 김승환’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김 교육감의 지지율은 가장 높다. 실제 뉴스1전북본부의 2차례 여론조사를 포함한 각종 조사에서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현직 대 다자구도’가 이어질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김 교육감이 쉽게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변수는 있다. 단일화다. 현재로선 6명의 예비후보들 모두 본선까지 완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벌써부터 후보연대와 관련한 이야기도 돌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현 선거판세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구도를 ‘1대 2‘ 내지는 ’1대 3‘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의 다자구도는 30%대의 고정 지지율이 있는 김 교육감에게 절대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자 구도가 지속될 경우 현직 교육감의 당선이 유력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