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개국서 11만 2163건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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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첫 3개월 동안 홍역 발생 건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잠정 수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는 170개국 11만 2163건으로 2018년 같은 기간에 보고된 163개국 2만 8124건보다 약 4배 많았다.

WHO는 성명을 통해 "잠정 자료는 아직 확실한 수치는 아니지만 명백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발병했고, 아프리카에선 700% 넘게 급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역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 질환으로 때때로 폐나 뇌 감염 등 심각한 건강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백신을 통해 예방 가능하지만 예방접종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크게 '가난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잘못된 정보'가 꼽힌다.

기반시설이 열악한 가난한 나라에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사람이 적어 상당수가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 탓에 콩고민주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마다가스카르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대규모 홍역 발병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마다가스카르·인도에서는 인구 백만명당 수만명의 홍역 환자가 보고됐다. 지난 9월 이후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최소 800명 이상이 홍역으로 사망했고, 브라질·파키스탄·예멘에서도 주로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동시에 원래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부유한 나라에서도 잘못된 정보로 인한 홍역 발생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정보가 확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최근 홍역 발생 건수가 많아지면서 몇몇 국가에서는 예방접종을 의무화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는 수두나 홍역 등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6세 이하 어린이의 학교 입학을 금지했다. 미국 뉴욕주도 공중위생 비상사태를 선포해 모든 주민들에게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도록 했다.

WHO는 홍역 발병 사례 10건 중 1건 정도만 보고되기 때문에 실제 발생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매년 세계 전역에서 홍역으로 약 10만명이 사망하고 그 중 대다수가 어린이라고 말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헨리에타 포레 유엔아동기금(UNICEF) 총재는 "세계는 홍역 위기"라면서 "백신의 효과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