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원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유산기부자 등재
고 강성윤씨도 작년 생 마감하며 재단에 유산 기부

지난 7월 강준원 씨가 외동딸 故 강성윤씨를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레거시 클럽에 가입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지난 7월 강준원 씨가 외동딸 故 강성윤씨를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레거시 클럽에 가입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하늘로 먼저 간 딸의 뜻을 이어 그 아버지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을 위해 재산을 기부할 뜻을 밝혔다.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유산기부자 모임인 그린레거시클럽에 강준원씨(1936년생)가 28호 유산기부자로 등재됐다고 16일 밝혔다.

강씨의 외동딸은 故 강성윤씨로, 작년 9월 43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며 재단에 4억 4000여만 원의 유산을 기부한 바 있다.

아버지 강준원씨도 최근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딸의 뜻과 함께하겠다며 사후 남은 예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인증여계약서를 작성했다.

강 씨는 재단이 딸이 남긴 유산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는 것을 지켜보며 동참의사를 밝혔다. 사후에는 딸과 함께 수원시 연화장에서 잠드는 것이 그의 소원이다. 유산은 국내외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강성윤씨는 지난해 9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지병을 앓다 수원에 한 병원에서 숨졌다.

사망 후 고인의 휴대폰 메모장에는 "재산은 어린이재단에 기부합니다"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유일한 가족이자 상속자인 아버지는 딸의 뜻에 따라 사망보험금과 증권, 예금 일부를 유산기부하는데 동의했다.

평범한 직장이었던 강성윤씨는 아버지를 돌보며 평소에도 주변 아이들을 챙겨왔다고 전해진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와 싸우기 위해 3년 전 회사를 그만뒀지만 병이 더 악화 돼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았다.

아버지 외엔 의지할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 그가 살고 있는 수원시 매탄동의 행정복지센터 통합사례관리사와 말벗을 하면서 아픔을 견뎌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윤씨는 "저 죽으면 어린이재단에 재산 기부해주세요"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그는 수원시의 무연고자들을 위한 연화장에 잠들어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구청은 강 씨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따로 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강성윤씨가 고교 졸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모아둔 돈은 그가 살았던 수원 지역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데 사용되고 있다.

유산기부 한 후원금 중 1억500만 원은 지역아동센터 6곳과 공동생활가정 1곳의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는데 사용됐다.  

또한 취약계층 위기 아동들에게 주거비, 자립지원비, 의료비, 보육비로 1억1000여만 원이 사용됐다.

재단은 "향후 환경개선사업이 필요한 곳을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