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유치원 백기청 이사장 기획 인터뷰

진도유치원 백기청 이사장.
진도유치원 백기청 이사장.

전남 진도에 있는 진도유치원은 비단 유아의 교육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지켜온 곳이다. 어린이들이 마음에 달과 별빛을 담아 어른이 돼서도 꺼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관련기사 아래>

여름 밤 이사장 선생님과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봤던 아이들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 5살 자식의 손을 잡고 유치원을 다시 찾는다. 그래서 진도유치원의 학부모 상당수는 이곳 유치원 졸업생이다. 

진도유치원은 故백건욱 선생이 지난 1964년 설립했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유치원이 없었던 시절,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의 새 역사를 연 곳이 전남 1호 등록 인가 유치원인 진도유치원이다.

진도유치원은 현재 백건욱 선생의 아들인 백기청 이사장이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포근한 집처럼 따뜻한 분위기의 유치원. 앞마당의 나무 한그루마저 예술작품처럼 손수 정성들여 가꾸고 있는 백 이사장을 만났다. 

Q. 진도유치원의 역사를 말해 달라.

아버님이 중국 하얼빈 의대를 나와 평안북도에서 병원을 하시다가 6.25 전쟁이 일어났다. 전란 와중에 가족과 떨어져 조그만 배를 타고 표류하시다가 운 좋게 도착한 곳이 진도 벽파였다고 한다.

그렇게 이곳 진도와 인연을 맺고 진도군내에서 진료보건소장으로 일하시다가 우리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안타까우셨던 것 같다. 배울 곳도 없고, 아이답게 놀 곳도 없고 그래서 유치원을 만들어야 되겠다 생각하시고 유치원을 설립하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유치원이 신고만 하고 운영하던 시절이었다. 아버님이 유치원 설립을 위해 하루가 넘게 배를 타고 나가셔서 당시 광주지역까지 포함해 관할하던 전남도교육청을 찾아가 유치원 인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담당자도 유치원 인가를 해주는 관련법도 없고 그냥 신고하고 운영하시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님이 집으로 돌아오셔서 직접 사립학교 법령을 토대로 유치원 허가에 관한 법안을 만들어 제안하셨다. 정식 허가 받은 유치원을 운영하겠다고 고집하신 거다. 그렇게 결국 진도유치원이 전남지역 인가 받은 1호 유치원이 됐다. 1964년 일이었다. 아버님이 워낙 말씀이 없으셨던 분이다. 이런 이야기들도 주위 어른들한테 들은 이야기다. 

Q. 진도유치원 교육의 최고 목표는 아이들의 행복인가?
 
우리 유치원 아이들은 모두 밝다. 아이들 표정 하나,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아이들은 뭐든지 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긴다. 진도가 시골이라 내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부모들이 불안해하시는데, 행복한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좋은 대학을 가고 성공을 한다. 우리 유치원의 오랜 경험과 수많은 졸업생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우리 유치원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천체 망원경을 구입해서 아이들하고 옥상에서 달을 보고 별도 보고, 이불속에서 선생님하고 귀신잡기 놀이하며 한 밤중에 유치원이 떠나가도록 깔깔깔 웃고, 그림자 인형극 놀이도 하고, 1980년대 중후반에 아이들이 마당에 모닥불 피우고 인디언 복장을 하고 1박 캠프를 하며 신나게 놀았던 것이 지역신문에 나기도 했다. 당시 유치원 캠프 개념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교육하는 유치원 철학은 변함없다. 

행복하게 즐거운 추억과 함께 성장한 아이들은 마음이 열려있고, 다정하다. 내적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강함도 있다. 자기 자신이 행복한 아이들이 결국에는 남을 행복하게 만들고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