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2조 원 지원"은 정부의 거짓말
학부모 지원금이 유치원 지원금으로 둔갑
2018년 82개, 2019년 242개 사립유치원 폐원
같은 기간 국공립유치원 취원비율은 큰 폭 증가
국공립 교육경비 114만원 VS 사립유치원 55만원
전체 국민이 어깨에 짊어지는 세금부담도 증가

유치원 및 어린이집 영유아 수 추이(2000~2019).
유치원 및 어린이집 영유아 수 추이(2000~2019).

지난 110년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을 견인해 왔던 민간 유치원의 수가 최근 2년 새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9 영유아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의 수는 총 3978개 원이다. 

지난 2000년 총 4318개 원이었던 사립유치원은 2017년까지 소폭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큰 변동 없이 유지되다가 유치원 비리 논란이 불거진 2018년 이후 폐원 유치원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7년 4282개 원이던 사립유치원은 2018년 말 4220개 원으로 82개 원이 폐원했으며, 2019년에는 다시 242개 원이 폐원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의 수는 3978개 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공립유치원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공립유치원은 2017년 4744개 원, 2018년 4798개 원, 2019년 4856개 원이다. 

사립유치원 원아 수도 2017년 52만 2110명이던 것이 2018년 50만 3628명, 2019년 45만6583명으로 줄었다. 

반면 국공립유치원 원아 수는 2018년 17만 2370명에서 2019년 17만 7330명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국정과제로 국공립유치원의 취원 비율을 4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사립유치원의 최근 급격한 폐원으로 우리나라 국공립유치원생의 취원 비중은 2017년 24.8%에서 2019년 28%로 크게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유치원 총수는 8837개 원이다. 국립유치원의 수는 3개원, 공립유치원은 4856개 원, 사립유치원 3978개 원이다. 

◇ 국공립은 늘고 민간은 줄고...국공립 교육경비 민간의 두배...국민세금 부담 가중

한편, 사립유치원의 줄 폐원으로 국민이 세금으로 짊어지게 될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간연구(김정호 박사 논문. 관련기사 아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교육경비는 약 114만 원 정도인 반면, 사립유치원 원아 1인당 원비는 정부가 누리과정비 명목으로 사립유치원 학부모에 지원하는 유아교육경비(종일반 기준 30만원 정도)를 합치더라도 약 55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는 앞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필두로 사립유치원에 누리과정비로 2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유치원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거의 없다. 정부가 사립유치원 지원금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과정비는 유아교육법에서 규정한 무상 유아교육의 일환으로 사립유치원 학부모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사립유치원 학부모는 민간 유치원 평균 원비 55만 원 정도에서 누리과정비를 제외한 금액만 내면 된다. 정부가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교복지원금이 교복가게 지원금이 아닌 것과 같은 똑 같은 이유다.  

그런 이유로 민간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에 비해 2배가 넘는 교육경비가 세금으로 투입되는 국공립유치원이 증가할 수록 전체 국민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아교육계에서는 "국공립유치원생 비율을 40%까지 확대할 비용으로 사립유치원 학부모 지원금을 늘린다면 우리나라 전체 유치원생의 무상교육이 가능하다"며 "차별없는 유아 무상교육 실현을 위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