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육현장을 가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민간의 유아교육

자신의 손으로 놀이터 만든 어린이들...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키운다

주민의견 묻고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직접...시청 찾아가 프로젝트 설명하고 예산 확보

어린이들이 완성한 용하공원 어린이놀이터.
어린이들이 완성한 용하공원 어린이놀이터.

놀이터를 직접 만든 유치원 아이들이 있다. 유치원 앞마당에 만든 작은 모형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니는 공원에 진짜 제대로 된 놀이터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주민을 만나 의견을 듣고 현장조사를 하고 토론을 거쳐 디자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를 찾아가 예산을 요청했다. 선배아이들이 졸업을 하면 후배들이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마침내 시는 아이들이 낸 계획을 수용했다.

그렇게 수년에 걸쳐 아이들의 손으로 만든 놀이터가 완성됐다. 꿈을 완성시킨 아이들의 이야기. 다양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의 사립유치원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힘든 내용이다. 

주민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
주민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

◇ 꿈을 완성시킨 아이들의 이야기

주인공은 바로 안산 자연생태 숲 유치원(원장 신미숙)생 7살 어린이들이다. 이곳 유치원의 대표적인 교육은 ‘자연친화교육’이다. 어린이들이 용하공원에 만든 놀이터도 공원을 관찰하는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됐다. 

아이들이 공원에 대해 조사하던 중, 공원 하나를 정해서 가꾸고 지키자는 투표를 했다. 그래서 결정된 곳이 유치원 인근의 용하공원. 

일주일 동안 애착을 갖고 공원을 관찰하던 중에 아이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공원에 어린이들은 별로 없고 나이 드신 분들만 많다는 것. 동시에 이곳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들이 스스로 낸 의견이었다. 

숲유치원은 공원을 주제로 사고를 넓혀가는 아이들을 적극 지원했다. 자연친화교육의 본래 목표대로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인 것이다. 

아이들은 질문지를 만들어 손에 들고 동네 주민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학부모에게도 의견을 전달했다. 학부모들도 용하공원에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주장에 적극 동감했다. 주민들도 아이들 제안을 환영했다. 공원 프로젝트가 놀이터 만들기 프로젝트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어린이들이 놀이터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어린이들이 놀이터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스스로 생각 넓혀가는 아이들, 적극 돕는 유치원

숲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시청 민원제도를 알려줬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모아온 주민 의견 설문자료, 현장 조사 자료를 모아 선생님들과 함께 시청을 방문하고 용하공원에 어린이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열심히 설명했다.

이보다 합당하고 설득력 있는 프리젠테이션이 또 있을까. 일주일 만에 시청에서 답변이 왔다. 놀이터를 조성하겠다는 답변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치원은 아이들 활동을 더욱 적극 지원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놀이터가 목표였다. 당시 경기도에서 도와 협력으로 자투리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던 편해문씨를 멘토로 연결해줬다. 순천에 기적의 놀이터를 만든 장본인이었다. 

편 씨로부터 놀이터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수시로 자문을 구하며 아이들은 어떤 놀이터를 만들면 좋을까 토론하고 기획했다.

현장에 나가 조사를 하고 놀이터 바닥부터 조형물까지 직접 디자인 했다. 모형도 만들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놀이터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시는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안산시청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유치원생들.
안산시청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유치원생들.

◇ 선배들이 시작하고 후배들이 완성시킨 놀이터

용하공원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프로젝트는 안산 자연생태 숲 유치원 7살반 어린들이 시작했던 프로젝트다. 놀이터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선배 원생들은 졸업을 하고 후배 원생들이 프로젝트를 이어 받았다. 선배들이 제안을 하고 후배들이 완성시켰다. 

2014년 5월 공원프로젝트로 시작, 용하공원 어린이놀이터는 2017년 4월 공사에 들어가 그해 완성됐다. 3년의 시간동안 어린이들이 힘을 모아 마침내 자신들의 꿈을 이룬 것이다. 

놀이터가 완공되던 날, 이곳 유치원 선후배 어린이들이 현장에 모여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학부모와 동네 주민들도 모여 축하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민간의 유아교육의 힘. 어린이들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슴에 품는 교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