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원아 지원 대부분..이마저도 국공립 원아와 큰 격차
사립유치원 "'막대한 정부지원 받으며 회계 비리'는 오해" 억울

지난 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
지난 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

지난 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 정책토론회' 이후 민간의 사립유치원에 대한 비난이 급등하고 있다.

전국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몰려와 이 토론회를 무산시켰다는 내용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다.

사립유치원이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회계처리는 불투명하고 감사 등 정부 기관의 견제를 거부하고 있다는 논조의 여론 때문이다.

사립유치원은 그러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와 학부모에 대해서도 국공립유치원 원아들처럼 무상교육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국공립유치원 증설을 반대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달라는 ‘제배불리기’ 요구로 오인받은 것과 같은 경우라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은 과연 정부로부터 실제 얼마나 재정 지원을 받고 있을까?

대다수 언론은 사립유치원 국고지원 항목으로 누리과정비와 방과후과정비, 교사처우개선비 등을 꼽았다.

이는 유치원 관련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들이다.

그러나 원아 1명당 22만원, 7만원에 해당하는 누리과정비와 방과후과정비는 사실상 학부모에게 지원되는 돈이다.

중·고등학교의 교복지원비처럼 실제로는 학교에 지원되는 돈이 아니라 학부모의 기존 학비부담을 더는 비용이다.

교사처우개선비 또한 국공립 교원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교사에게 지원되는 돈으로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직접 수령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사립유치원이 운영을 위해 받는 지원금은 실제 알려진 것보다 미미하다.

학급운영비 내지 정부가 추진하는 개별 사업에 참여하는 일부 유치원들이 받는 프로그램 운영비 등이 전부다.

사립유치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원아 1인당 소요되는 총 교육경비가 사립유치원보다 월등하다.

또 국공립유치원 원아는 사립에 다니는 원아 보다 수 배에 이르는 국가지원을 받고 있지만 '국공립유치원 지원'이 아닌 학부모 혹은 원아에 대한 지원으로 인식된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은 사실은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와 학부모에 대한 지원이다. 국공립 원아든 사립 원아든 형평에 맞는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달라는 말이냐?"면서 "보다 진실에 부합하는 언론보도가 아쉽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정부 교육기관의 감사와 회계 관리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사립유치원이 기관의 감사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나? 감사를 통한 마녀사냥을 멈추라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개인이 운영하는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의 현실에 맞는 회계 관련 제도개선이다. 이 또한 교육부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